엠파크 방문 고객 헛걸음 분통
딜러인줄 알았는데 캐피탈직원
“중고차 보러 갔더니 딜러가 이니고 캐피탈 직원이 나오더라구요. 멀리서 온거라 그냥 갈수도 없어서, (캐피탈 직원하고) 상담을 하긴 했는데 뭔가 이상하고 불안하죠”
인천시 연수구에 사는 A씨(43)는 최근 차량을 바꾸기 위해 각종 인터넷 중고차 사이트를 뒤지다, 서구에 있는 엠파크에서 맘에 드는 차량을 골랐다.
전화로 문의를 한 뒤 딜러와 만나기로 약속하고 주말을 이용해 방문, 상담을 받았다. 차량의 이력부터 현재의 상태, 할인 폭, 준비서류 등 차량 계약을 위한 모든 내용을 상담했다. 차는 A씨의 마음에 쏙들었다.
하지만 A씨가 딜러와 헤어질 때 건네받은 것은 ‘엠파크 딜러’가 아닌 ‘XX캐피탈’ 직원의 명함이었다. A씨는 ‘왜 캐피탈 직원이?’라는 의심을 가졌고,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A씨는 “꼬박 하루를 투자해 서류나 차량을 직접 꼼꼼하게 살펴봤는데, 캐피탈 직원인 것을 알게되면서 왠지 찜찜했다”면서 “하루라는 시간을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엠파크가 지난 6월부터 투명한 거래 등을 위해 딜러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선 딜러가 아닌 캐피탈 직원이 상담하는 등 제도가 유명무실하다.
이 같은 캐피탈 직원의 대리 상담 등은 딜러들의 횡포라는 분석이다. 어차피 중고차를 팔 때 소비자 상당수가 캐피탈을 이용하는데, 이를 악용한 일부 딜러들이 여성 캐피탈 직원 등에게 거래까지 성사시켜 올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한 캐피탈 회사 직원 B씨(36)는 “우리도 실적이 있어야 해 딜러의 이 같은 요구를 쉽사리 거부할 수 없다”면서 “허위딜러들은 많이 없어졌다지만, 이 같은 행태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져, 현재 딜러나 캐피탈 모두 실적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엠파크의 한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는 클레임 전용 센터를 만들어 이 같은 위반 업체·딜러에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다”면서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딜러·업체에 영업제한 등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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