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의 성녀’ 테레사 수녀, 오늘 가톨릭 성인으로 추대…“종교적 제국주의자”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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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테레사 수녀 가톨릭 성인 추대, 연합뉴스
테레사 수녀 가톨릭 성인 추대.

극빈자와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데 평생을 바친 테레사 수녀가 오늘(4일) 가톨릭 성인에 추대된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교황청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과 시성미사를 거행한다.

테레사 수녀가 가톨릭 성인이 되는 건 그녀가 빈민들을 위해 헌신하다 인도 동부 콜카타에서 지난 1997년 9월5일 선종한 지 꼭 19년 만이다.

가톨릭 성인이 되기 위해선 복잡한 절차와 길게는 수세기에 이르는 지난한 세월이 필요하지만 테레사 수녀는 생전에 누린 대중적인 인기와 전·현직 교황의 각별한 배려 덕분으로 이례적으로 빨리 성인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지난 197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그녀는 가톨릭 교단을 넘어 20세기를 통틀어서도 가장 상징적인 인물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테레사 수녀와 깊은 우정을 나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런 이유로 테레사 수녀가 선종한 지 불과 2년 만에 시복 절차를 개시, 지난 2003년 테레사 수녀를 복자로 추대했다.

지난 1998년 테레사 수녀에게 기도해 위 종양을 치유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도 여성 모니카 베르사의 사례가 가톨릭 교단에 의해 인정받았다.

교황청은 이어 지난해 12월 다발성 뇌종양을 앓던 브라질 남성 마르실리우 안드리뉴(43)가 지난 2008년 테레사 수녀에게 기도한 뒤 완치된 것을 테레사 수녀의 두번째 기적으로 인정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월 테레사 수녀의 성인 추대를 공식 결정했다.

테레사 수녀의 삶 자체가 가톨릭이 지향하는 자비의 사표가 되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즉위 때부터 ‘가난한 교회’로 돌아갈 것을 강조 , ‘자비의 희년’에 맞춰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을 열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레사 수녀는 현재는 마케도니아 수도이지만 당시엔 오스만 투르크에 속했던 스코페에서 알바니아계 부모 슬하에서 태어났다.

지난 1928년 아일랜드에서 수녀 생활을 시작한 뒤 이듬해 인도로 넘어가 20여년 동안 인도 학생들에게 지리 과목을 가르치다 지난 1950년 ‘사랑의 선교회’를 세워 극빈자, 고아, 죽음 등을 앞둔 사람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그녀가 설립한 ‘사랑의 선교회’는 현재 130여개국에서 빈민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테레사 수녀가 독재자들이 건넨 자선기금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등 한계를 안고 있었고,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을 가톨릭으로 개종하려고 한 종교적 제국주의자였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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