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 끝내기 홈런포… kt wiz, LG에 주말 2연승

2대3으로 뒤진 9회말 kt wiz의 공격. 무사 1루 상황에서 박경수가 타석에 섰다. 1루측 관중석에 자리한 kt 팬들은 “박경수 끝내기 홈런”을 연신 외쳤다. 박경수는 앞선 네 차례 타석에서 안타 하나 치지 못하고 삼진만 2개 당했다. 타격 컨디션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의 염원이 전달된 것일까. 박경수는 LG 마무리 임정우의 143㎞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승부를 마감하는 역전 투런포이자 개인 통산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kt가 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박경수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4대3으로 이겼다. 주말 2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최하위 kt는 이날 두산 베어스에 패한 9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를 6경기로 줄였다.

 

경기 중반까지는 kt가 달아나면 LG가 뒤쫓는 양상이었다. kt는 1회 선취점을 뽑았다. 1사 2루에서 이진영이 LG 선발 우규민을 상대로 적시 2루타를 때렸다. 0대1로 뒤진 LG는 5회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석환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월 솔로포를 날린 것. kt는 5회말 곧바로 반격했다. 유한준이 1사 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 2대1로 달아났다. 그러나 kt는 6회초 1사 2루에서 채은성에게 적시타를 맞아 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2대2 균형은 8회초 무너졌다. 네 번재 투수로 등판한 배우열이 LG 히메네스에게 좌측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내준 게 화근이었다. 다음 타자 오지환이 좌전 안타를 터뜨리면서 히메네스는 3루를 거쳐 홈을 밟았다.

 

패색이 짙던 kt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역전 드라마를 썼다. 선두타자 유한준이 볼넷을 골라내 1루를 채운 뒤 박경수가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LG는 박경수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비디오 판정을 요구했지만, 판정이 번복되지 않으면서 끝내기 패배의 희생양이 됐다. 박경수는 경기 후 “욕심을 버리고 스윙을 간결하게 가져간 것이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연승으로 좋아진 팀 분위기를 시즌 끝까지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t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는 6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지만, 승수를 쌓는 데에는 실패했다. 안타 8개, 볼넷 2개를 내줄 정도로 투구 내용이 썩 좋은 건 아니었다. 그는 최고 시속 146㎞를 찍는 직구를 바탕으로 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는 변화무쌍한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피어밴드가 선발투수로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줬으나,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