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내 폭염기승 파리만 날렸는데 이번엔 콜레라 직격탄
철저한 위생관리에도 유언비어 활개… 상인들 ‘망연자실’
“30년 수산물 장사를 했지만 이런 불경기는 IMF 이후로 처음입니다.”
15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발생한 콜레라의 여파가 인천까지 몰아치고 있다. 불황에 폭염, 콜레라 괴담까지 겹치면서 어시장 상인들은 연일 한숨만 쉬고 있다.
5일 오후 연안부두 인천종합어시장. 시장 곳곳에는 문을 닫은 횟집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띄었다. 평소 같으면 주부나 남자 손님들이 줄을 서서 회를 떠 가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으나, 이날은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콜레라와 무관한 건어물상도 불황 여파는 몰려와 있었다. 건어물상도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명절 분위기를 느끼지 못할 만큼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 상인은 “올여름 워낙 더워 회를 찾는 손님이 더 줄었는데 날씨가 선선해지려고 하니 콜레라가 찾아왔다”며 “IMF 이후로 이렇게 장사가 안된 건 처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종합어시장협동조합 김홍인 상무는 “폭염으로 어패류가 많이 폐사한 데다 콜레라 여파로 예년보다 활력이 많이 떨어졌다”며 “수치로 환산하긴 어렵지만 (인천종합어시장도)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평균 매출이 40~50% 정도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래포구종합어시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수인선이 개통되며 관광객들이 시장을 찾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정부 발표에 손해를 본 데 이어 이번에는 콜레라 괴담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는 ‘아무리 구워도 콜레라균이 많은 아가미는 안 익는다’, ‘바닷가에서 생선을 먹으면 콜레라에 걸린다’ 등의 괴담이 퍼지고 있다.
김용희 소래포구 상인번영회장은 “24시간 해수를 공급해 가동하고, 매주 청소와 소독을 하고 있다”며 “활어 종류도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인천에서 유통 중인 어패류 469건을 검사한 결과 병원성 콜레라균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10개 군·구와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24시간 감시체계를 구축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시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콜레라는 호흡기로 감염되지 않으며, 사람끼리 전파하려면 균을 1억 마리 이상 섭취해야 가능하다”며 “근거 없는 괴담에 휩쓸리지 말고 손 씻기와 물 끓여 마시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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