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널드 레이건 前미국대통령 저격범 존 힝클리, 35년 만에 영구 석방…“선량한 시민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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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35년 만에 영구 석방, 연합뉴스
35년 만에 영구 석방.

로널드 레이건 前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저격범 존 힝클리(61)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35년여 만에 영구 석방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힝클리는 이날 오전 워싱턴DC 세인트 엘리자베스 정신병원을 나와 대기하고 있던 SUV 차량을 타고 고향인 버지니아州 윌리엄스버그의 집으로 향했다.

힝클리는 이곳에서 90세 노모와 함께 살 예정이다.

폴 프리드먼 미 연방법원 판사는 앞서 지난 7월말 “힝클리가 더 이상 대중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1981년 레이건 前 대통령을 저격한 이후 수용돼 온 세인트 엘리자베스 정신병원을 벗어나 고향에서 살도록 하는 영구 석방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힝클리는 25세이던 지난 1981년 3월30일 워싱턴 힐튼호텔 앞에서 레이건 당시 대통령에게 총을 쏴 상처를 입히고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과 경호원, 경찰 등 다른 3명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그러나 힝클리는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 정신이상 판정을 받았고 결국 무죄가 선고됐다.

의사들은 이후 오랫 동안 힝클리가 정신병에 더는 시달리지 않는다며 그의 석방을 법원에 요청해왔고, 법원은 지난 2003년 말부터 그가 제한된 조건 아래에 윌리엄스버그의 부모 집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난 2006년에는 부모 집에서 사흘 밤을 내리 보냈고 최근에는 한달 중 17일을 지낸 적도 있다.

힝클리가 이날 영구 석방되긴 했지만 몇가지 행동상 제약을 받게 된다.

힝클리는 여전히 개인 및 집단치료 등에 참여해야 하고, 운전할 수 있지만, 여행 반경은 제한된다.

언론과의 접촉은 허용되지 않고 백악관 비밀경호국(SS) 감시도 받는다.

교회나 지역 정신병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은 할 수 있다.

힝클리는 앞서 법정진술을 통해 그림 그리기, 기타 연주, 사진찍기 등이 자신의 취미라고 밝히면서 “일을 하고 싶다. 선량한 시민이 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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