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명절음식 건강하게 차리세요

고기는 굽기 대신 찌기… 설탕은 과일즙으로…

한 해 중 먹거리가 가장 풍성하다는 추석이다.

오랜만에 모이는 대가족을 위해 준비한 음식 때문에 배탈이 나거나 갑자기 체중이 늘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도 필요하다. 건강한 먹을 거리로 생생하게 연휴를 즐기자.

■ 상한 음식에 의한 식중독 예방

지난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서울ㆍ경기 지역은 최고기온 25~27도를 기록, 초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명절 음식은 채소, 육류, 어패류 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는 만큼 조리 과정에서 교차오염이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식중독을 항상 주의해야 한다. 익히지 않은 재료와 익힌 재료는 구분하고, 칼과 도마도 따로 사용하는 것도 이런 교차오염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이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또 조리 전에 손과 식재료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식재료는 흐르는 물에 여러번 담그면서 세척해야 잔류 농약과 이물질 등을 확실하게 제거한다. 손은 물로만 씻지 않고 비누를 사용해야 살균 효과가 있다.

 

본격적인 음식 조리 과정에서의 팁을 알아보자.

대표적인 명절 음식인 잡채는 고기(단백질)와 각종 채소, 당면(탄수화물) 등 다양한 부재료들이 들어간다. 재료 수가 많은 음식의 경우 수분 함유량, 조리 온도 등 각 재료의 특성도 다르기 때문에 미생물이 성장하기 쉬운 식재료부터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상하기 쉬운 생선은 일단 내장을 제거한 뒤 단단히 밀봉, 고기도 공기와 차단되도록 지퍼백에 넣은 후 냉동 보관한다. 

냉동고에서 꺼내 해동하는 과정에서 실온에 오래 방치하게 되면 식중독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따라서 냉동된 고기는 물에 담그거나 전자렌지로 해동하는 것이 좋다. 조리할 때에도 식재료가 내부까지 익을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하게 계산해야 한다.

 

전을 부칠 때는 계란을 많이 사용한다. 이 때 껍질에 붙어있는 이물질이 다른 식재료에 옮겨 갈 수도 있다. 때문에 계란은 가급적 맨손으로 집지 않아야 하며, 부득이하게 손으로 집었을 경우 조리하기 전 다시 씻는 게 바람직하다.

 

추석에는 많은 양의 음식을 조리해 보관하면서 며칠 간 먹는 경우가 많다. 뜨거운 음식의 경우 2시간 내로 식혀서 덮개로 덮고 냉장보관한다. 

국이나 전, 송편은 미리 1인분씩 포장해 놓으면 나중에 꺼내 먹기 편하다. 야채는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한 후 키친타월 에 싸서 지퍼백에 넣어둔다. 조리한 생선은 되도록 열흘 안에 먹는 게 좋다. 특히 조리한 고기의 경우엔 신선육보다 쉽게 상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먹어야 한다.

■ 기름진 명절음식 열량 줄이는 법

2013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그랑땡은 100g 당 555kcal, 산적은 653kcal로 밥 한 공기(313kcal)의 열량을 뛰어넘는다. 이처럼 추석 단골 음식들의 열량이 높아 식단 조절 중인 사람들의 고민은 깊을 수 밖에 없다.

 

방법은 있다. 식용유 등 기름을 최대한 적게 사용하는 것이다.

전 등에 사용하는 튀김옷을 가능한 얇게 입힌다. 기름은 원재료보다는 튀김옷에 잘 흡수된다. 기름의 흡수를 막기 위해서는 튀김옷을 얇게 입혀야 한다.

 

튀김은 기름이 달궈진 상태에서 조리해야 한다. 적정 온도인 섭씨 170~180도에 도달하기 전에 튀김을 미리 넣게 되면 그 시간 만큼 기름을 더 흡수하기 때문이다. 튀긴 음식들은 키친타월 등을 이용해 기름을 제거해 주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많은 양의 기름에 튀기지 않고 볶아 먹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육류나 채소는 기름에 넣기 전에 살짝 데치거나 찐 후에 볶으면 기름 흡수를 줄일 수 있다. 볶을 때는 식재료를 잘게 썰고, 딱딱한 것부터 먼저 볶고 센 불로 단시간에 볶아야 한다. 조리 중에 음식이 팬에 붙는 것 같다면 기름 대신 물을 넣어주면 맛이 더 깔끔해진다.

 

이외에도 천연 양념을 쓰면 칼로리를 낮출 수 있다. 단맛을 낼 때엔 설탕이나 물엿보다는 배즙과 같은 과일즙으로 대체하고, 짠맛의 경우 고추장ㆍ된장ㆍ간장보단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게 열량을 낮추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잡채는 당면 대신 열량이 없는 실곤약을 사용하면 좋다. 잡채에 들어가는 고기류에는 돼지고기 대신 닭가슴살을 사용해야 기름이 적다.

 

돼지고기가 필요하다면, 삶아서 편육으로 먹는 게 좋다. 고기를 삶을 때, 그 기름기가 물에 용해되어 굽거나 볶을 때보다 열량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고기류보다는 나물요리를 먼저 먹어 포만감을 주면 음식 섭취량이 줄어든다는 점도 잊지 말자.

 

인천 ‘조앤문’ 병원 소아청소년과 조수신 원장은 “추석음식은 기름지고 당분이 높은 고칼로리 음식들이 많아 과식을 피해야 한다”며 “과식예방을 위해 물을 자주 마시고 조금씩 시간을 내서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권오석기자

사진=수원전통문화관 제공

 

 

재미로 읽는 세계 명절 음식

美,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고기 나누고

日, 추석 ‘오봉’에 보름달 닮은 당고 먹어

우리나라에만 대명절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을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부르는 명칭이나 날짜들은 다르지만 수확, 가족, 음식 등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가족의 화합을 돕는 그들만의 전통 음식과 유래 등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미국에는 매년 11월 넷째주 목요일에 ‘추수 감사절’이 있다. 미국 개척시대에 청교도인들이 자신들에게 경작법을 알려준 인디언들을 초대해 칠면조를 대접했던 풍습에서 유래해 ‘터키 데이(turkey day)’라고도 한다. 이날 만큼은 미국인들도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여 칠면조 고기와 옥수수빵, 호박파이 등을 먹으며 기념한다. 선물을 나눠주기도 한다.

한편 중국에는 ‘중추절’이 있다. 중추절은 음력 8월 15일로 중국 4대 전통 명절 중 하나다.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둥근 월병을 나눠 먹는다.

월병은 중국 남송시대부터 전해지는 과자로, 음력 8월 15일에 둥근 달의 모양을 상징해서 만들었다. 밤·배·감 등 둥근 모양의 과일과 함께 달에게 바쳤다. 이 월병 안에는 각종 견과류나 팥, 고구마 앙금이 들어간다.

 

일본의 추석은 ‘오봉’이다. 우리와는 다르게 한여름에 지내는 명절로, 보통 양력 8월15일이다. 오봉의 기원은 불교에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생선이나 육류보다는 야채 위주로 음식을 만드는 풍습이 있다. 오봉만의 독특한 음식은 추석 보름달처럼 둥글게 만든 ‘당고’라는 일본식 떡이다. 쌀가루 혹은 밀가루를 따뜻한 물로 반죽한 후 속에 팥고물을 넣어 만든다.

 

마지막으로 독일은 ‘기은덴타크페스트(Emtedankfest)’라는 축제가 있다. 이 축제는 한 해 수확에 대한 기쁨을 자유롭게 지역별 축제 형태로 열린다. 맥주의 나라답게, 10월에 맥주 축제를 벌인다.

 

권오석기자

권오석기자 / 사진=합정동 ‘당고집’·그랜드힐튼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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