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트 통해 정보 찾아
차례 지내는 순서 등 공부 한창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지난달에 결혼한 한나라씨(30·여)는 이번 추석이 유난히 더 정신없다. 새댁으로 처음 명절을 맞이한 탓에 챙겨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한씨의 가장 큰 고민은 차례상 차리기다.
그는 “결혼 전에는 명절 때마다 함께 모인 가족과 친척들이 차례상을 꾸몄다. 하지만 이제는 그 역할을 내가 해야한다”면서 “며느리로서 명절 때마다 준비해야 하는 탓에 아예 제대로 배워보고자 한다”고 ‘차례상 꾸미기’를 위해 손수 적은 메모를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신세대 새댁답게 한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찾는다. ‘홍동백서(紅東白西)’, ‘조율이시(棗栗梨枾)’ 등 낯선 단어들에 대해 꼼꼼하게 적어가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한복 입는 법이나 절하는 방법, 차례 지내는 순서 등 동영상까지 찾아보며 때아닌 공부가 한창이다.
가장 큰 고민은 ‘어디서 장을 봐야할지’에 대한 판단이다. 최근 정부 발표에서 차례상 차리는 비용을 놓고 전통시장(22만 4천211원)과 대형마트(31만 7천573원)등을 비교했는데, 한씨의 생각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품목별로 나눠 따진다면, 이곳보다 인터넷에서 나눠 사는 것이 훨씬 싸다”며 “명절 때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시장이나 백화점을 찾기보다 온라인을 이용하려는 젊은 새댁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차례용품을 품목별로 가장 싼 인터넷 판매처에서 나눠 샀다.
한씨는 “추석에 고기를 굽고 전도 부치는 등 차례상에 올라갈 각종 요리를 해야 하는데, 요리 실력이 서툴러 걱정”이라며 “조상님들이 차려진 차례상의 요리가 맛없다고 화내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수줍게 웃었다.
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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