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조범현 감독 "성장 이룬 젊은 선수들 ‘유종의 미’ 거둬야"

“고참들은 알아서 페이스 조절을 하는데….”

 

프로야구 kt wiz 조범현(56) 감독은 요즘도 경기를 앞두고 배팅케이지에서 타격 연습을 하는 선수들을 유심히 살핀다. 이미 최하위가 사실상 확정됐고, 시즌 막바지지만 몇몇 타자들을 따로 불러 타격지도를 진행하기도 한다. 조 감독은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최하위에 머문 kt는 올 시즌 중반까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시즌 전 ‘꼴찌를 면하면 다행’이라는 전망을 보란듯이 깨고 중위권 순위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가 드러났다. 설상가상으로 경기장 밖 여러 악재와 외국인 선수 부진,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이 겹치면서 kt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2년 연속 10위라고 하지만 kt는 올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 낸 것이다. 마운드 쪽에서는 주권과 고영표가, 야수 쪽에선 이해창과 유민상이 큰 성장세를 보였다. 우완 김재윤이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것도 큰 수확이다. 또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회의 전체 1순위로 입단한 남태혁이 시즌 막판 좋은 모습을 보인 것 역시 값지다.

 

이 같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신생구단 kt로선 그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소득이지만, 조 감독은 현실에 안주하는 허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칫 생각 없이 시즌을 끝내면 내년에 올해의 성과를 다시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주권을 포함해 올 시즌 한 단계 올라선 선수 대부분은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경험이 없다. 유종의 미를 거둠으로써 한 시즌에 대한 ‘좋은’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조 감독은 “젊은 선수들은 고참과 달리 경험이 없어서 컨디션이 확 떨어졌다, 올라갔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산 김재환과 오재일을 언급했다. “김재환과 오재일이 벌써 몇 년 차인가. 이 둘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올 시즌 자신들만의 루틴을 만들었고, 기회가 오니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고 칭찬했다.

 

비록 꼴찌이고, 남은 경기 수도 10게임 남짓이지만 팀의 ‘미래’라 불리는 kt 영건들에겐 선수 커리어를 좌우할 시간들이다. 조 감독은 이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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