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가정 멍든다… 인천 가정폭력 5년새 6.2배 폭증

2011년 553건→지난해 3천455건
성폭력도 같은기간 30% 넘게 증가

인천시 중구에 사는 A씨(48)는 지난 5월29일 오후 10시30분께 자신의 집에 석유 1.2ℓ를 뿌린 뒤 불을 질러 안방에서 잠을 자던 아버지 B씨(89)를 숨지게 했다. 늦게까지 TV를 본다는 아버지의 꾸중에 화가 났다는 게 이유였다. 최근 A씨는 결국 법정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6월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6년 동안 의붓딸을 강제로 추행하고 학대한 C씨(46)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C씨가 지난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인천에 있는 자신의 집 등에서 의붓딸 D양(17)을 상습적으로 때린 사실 등 수사 결과를 토대로 C씨를 기소했다.

 

최근엔 4살 된 딸을 모질게 학대해 결국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현재 구속된 E씨(27·여)는 지난 7월부터 8월 사이 자신의 딸(4)을 8차례에 걸쳐 때리고 학대해왔다.

인천에서 이 같은 가정폭력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사건은 지난 2011년 553건이었지만, 2013년 1천44건으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3천455건으로 5년만에 6.2배 급증했다. 사건 대부분은 폭행이다.

 

검찰·경찰이 2013년부터 가정폭력을 4대 악으로 규정하면서 총력 대응해 가정폭력범이 많이 검거·처벌받았기 때문에 이처럼 수치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서울은 4.2배, 인천과 인구가 비슷한 대구 4.3배 등에 비하면 매우 증가율이 가파르다.

 

이와 함께 가정폭력과 함께 4대 악에 포함된 성폭력 사건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인천지역 성범죄 발생은 지난 2013년 1천591건에서 지난해 1천995건으로 30% 넘게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의원(더민주·남동갑)은 “가정이라는 친밀한 공간이 오히려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며 “가정폭력이 단순한 가족 간 문제가 아닌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던 가정폭력이 최근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검거인원 등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가정폭력 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대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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