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 ‘명품사과 메카’ 기적을 일구다
사과 주생산지로 오래전부터 이름을 떨쳤던 경북ㆍ충북 지역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고 했던가. 규모는 작지만 경기지역만의 특화된 품질로 경기도 사과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최근 파주, 포천, 가평 등을 중심으로 경기도가 고품질 사과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김순재)이 육성, 지원하는 경기도사과연구회(회장 박용한)의 노력과 땀이 있었다. 이들은 경기지역만의 특화된 품질로 사과농가의 경쟁력을 높이며 최고 명품 사과생산지의 명성을 떨치겠다고 자신했다.
■ 신기술 도입+품질 향상 ‘열정’… 사과 품질 업그레이드
지난 1997년 출범한 경기도사과연구회는 현재 이천, 여주, 포천, 가평 등 7개 시ㆍ군 65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사과 주산지 북상과 자유무역협정(FTA) 등 농업 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출범했다. 도내 사과 농가들이 뭉쳐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경기도 사과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경기도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농가는 538곳이다. 포천지역이 111.1㏊로 가장 많이 재배하고 가평에서 75.2㏊가량 재배한다. 경상북도와 충청북도 등 오래전부터 사과 전문단지로 꼽힌 지역과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는 크지 않다.
하지만, 도농기원과 경기도사과연구회는 기술ㆍ재배력 향상, 품평회 등을 통해 도내 사과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우선 잎 따주기, 판사 필름 깔기, 과일 돌리기, 가지 유인을 통한 광투과 환경 개선 등 다양한 착색관리기술을 도입해 사과 착색도 비율을 기존 60%에서 현재 90%로 끌어올렸다.
주간형 수형의 착색불량, 착과량 감소, 웃자람, 통기 불량, 병해충 발생 등 농작업 불편 사항을 키가 낮고 생산량이 많은 밀식재배 수형 도입으로 해소했다.
이러한 저수고밀식과원은 도내 사과면적의 70%에 해당하는 300㏊에 달한다. 인공수분 기술을 확대, 보급한 것도 경기도사과연구회의 주요한 결실이다. 기존에 벌 등의 자연 방화 곤충에 의한 수분수정 방식이 기후변화로 화분 매개 곤충의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인공적인 결실 안정 기술을 도입한 결과다.
회원들의 이러한 재배 기술 향상 노력은 경기도가 전국 최고품질의 사과생산 지역임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전국 단위 탑프루트 사과 품평회에서 대상(1회)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탑프루트 사과 생산 유공 부문에서 국무총리 표창 1회, 장관 표창 2회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박용한 경기도사과연구회장은 “경기도가 사과 전문단지가 아니다 보니 정책적인 지원이나 육성 등에 있어서 기존의 전문단지에 비해 부족하다”면서도 “기술력 향상을 통해 사과 당도와 맛은 전문단지에 절대 뒤지지 않은 과일을 생산하는 만큼 기존의 사과전문단지의 명성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로 재배 기술 향상 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도입하고 소비자들에게 맛좋은 사과를 공급하고자 회원들이 다닌 국내외 유명 사과 선진지만도 수십 곳에 달한다. 전국의 내로라 하는 사과 재배 전문가와 단지는 물론 해외의 사과 전문가까지 초청해 기술을 익히기도 했다.
지난 2014년 10월6~7일까지 1박2일 동안 안동, 문경에서 열린 ‘사과 병해방제 신기술 현지연찬교육’에는 연구회원 34명이 참석해 농업 신기술 견학 등을 하며 연구회의 농업기술 향상을 도모했다. 연찬 교육에서 연구회원들은 사과 주요 병해 방제를 위해 신기술을 투입한 과원을 견학하고, 사과생산 현황 정보 등을 교환하며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또 농업인들 간에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지역농산물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진행된 ‘고품질 명품사과생산 관리기술 연찬교육’에서는 연구회원 22명이 참석해 충청남도 당진사과연구회 선과장, 주스가공, 편의장비 활용 등을 살펴봤다. 예산 속빨간 사과와 엔비사과의 특성ㆍ재배관리를 살펴보며 신품종 명품사과 재배기술을 습득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예산 명품사과 특성과 재배현황 교육’을 통해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경기지역 사과농가의 기술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기술교육에 경기도사과연구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지난 3월8~9일까지 1박2일 동안 경북 봉화와 영덕에서 진행된 ‘경기도사과연구회 생력과원관리 현지연찬교육’에서는 연구회원 43명이 참석해 사과 전정ㆍ생력수형관리 기술 습득과 과원 비교 견학을 했다.
특히 동계 과원 관리를 살펴보고 사과 생산현황 정보 교환, 과수 화상병 방제를 위한 대책 교육 등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연구회원들은 다양한 전정과 수형관리기술습득을 정립해 경기지역에 맞는 기술을 수립, 확대하는 데 필요성을 공감했다.
또 품종 고유의 특성이 잘 발현되는 경기지역 사과의 특징을 살려 지속적인 면적 확대를 통해 대외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연구회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연구회원 네트워크를 구성, 경기도사과연구회 밴드를 조직하며 보다 밀접하게 활동 중이다. 이상 기상 등 영농 대책, 각종 회의, 시ㆍ군 연구회별 동향, 생육상황 등의 정보를 교류하며 함께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땀과 열정으로 경기도 사과의 품질 향상을 이끌어 온 경기도사과연구회는 다양한 사과 품종을 도입해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입맛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기존의 쓰가루(아오리), 후지 사과 품종에서 추석용 홍로와 자홍, 여름 출하용 아리수, 황옥, 썸머킹 등 다양한 사과품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변화를 선도했다.
또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미니사과(알프스오토메, 루비에스 등)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단지화를 육성 중이다. 경기도만의 특수한 사과 브랜드를 보급하는데도 앞장섰다. 경기도 북부지역 비무장지대(DMZ)에 인접한 파주, 포천, 연천 등 새로운 사과 주요 재배지에서는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민통선 지역에서 생산한 청정사과를 생산, 출하 중이다.
앞으로도 수입 과일 증가에 따른 소비부진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사과 신품종 확대 사업에 지속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다.
도농기원과 연구회에서는 추석과 여름 제철에 맞는 아리수, 황옥, 감홍 등 국내육성 사과 품종의 보급을 확대해 소비자 신뢰도 향상을 꾀한다는 목표다. 재배지 변화에 따라 DMZ 인접지역의 사과생산단지를 확대하고, 회원 간 기술지도 강화, 민통선지역 등 청정한 사과생산단지 조성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다.
우수농산물(GAP) 인증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에 부응하고 고품질 사과생산 기술을 만들어내고자 유기 농업을 추진하는 회원과 GAP 인증 사과생산 농가 간 상호 기술적 교류 등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박용한 회장은 “사과 재배지가 북상하면서 신규 농가가 증대해 연구회원 조직 결속 등 시ㆍ군 단위 조직 간 교류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에게 경기도 사과 품질을 제대로 알려 명품 사과의 인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지역 이점을 살려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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