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호황에도 여전한 경기도 미분양…용인 전국 최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음에도 경기도내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이 과잉 공급됐기 때문으로 용인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을 보이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경기지역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1만7천243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지난해 말 2만5천837가구에 비해 8천여 가구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전국 시ㆍ도별로는 최고 수치다.

 

가장 미분양이 심각한 곳은 용인이었다. 용인의 미분양 가구 수는 5천10가구로 전국 미분양 물량의 8%를 차지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절반 가까운 2천295가구에 달한다. 

대부분이 전용면적 85㎡ 이상인 중대형 규모로, 당장 미분양이 해소되기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13년 입주가 시작된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1천293가구)는 회사 보유분 잔여세대 특별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망과 생활 편의시설이 우수함에도 전 가구가 전용면적 84㎡~153㎡인 중대형 위주로 구성돼 최근 인기를 끄는 중소형(84㎡ 이하)에 비해 수요자 찾기가 쉽지 않아 1천 가구 정도가 미분양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대림산업이 남사면에 공급한 ‘e편한세상 한숲시티’(6천725가구) 또한 1천여 가구가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용인을 비롯해 평택(3천134가구), 안성(1천773가구), 남양주(1천687가구), 광주(1천196가구) 등도 1천 가구가 넘는 미분양 물량을 갖고 있다. 

평택과 안성, 광주는 그나마 악성 미분양이 없어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남양주의 경우 전체 미분양의 38.1%인 644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집계됐다. 교통여건 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는 있지만 대부분 중대형 규모여서 미분양 해소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경기지역 미분양의 원인으로 과잉 공급을 꼽았다. 지난 2014년 8만5천 가구였던 도내 공급 물량은 지난해 20만 가구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올해도 연말까지 총 18만 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경기도 미분양 물량이 추세적으로는 줄어들고 있지만 분양 물량이 많고 중대형 규모를 중심으로 당장 미분양 해소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물량 감소와 중도금 제한 등에 나서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분양가 인하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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