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쏘지 마세요” 美 노스캐롤란이나 샬럿 총격피살 흑인 아내, 영상 공개…인종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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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美샬럿 총격피살, 연합뉴스
美샬럿 총격피살.

美 노스캐롤라이나州 샬럿에서의 경관 흑인 총격피살 영상이 일부 공개되면서 미국에서 또 다시 인종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24일(이하 한국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피살 흑인의 아내가 휴대전화로 찍은 이 영상에는 결정적인 사살 순간이나 총기 소지 여부 등이 담겨져 있지 않아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20일 숨진 키스 러먼트 스콧(43)의 아내 래키야 스콧이 찍은 영상에 다른 용의자를 수색하던 경찰이 차에 탄 스콧과 대치하다 스콧을 사살하는 2분여가량의 상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유족에 따르면 당시 스콧은 아파트 단지 내에 차를 세워놓고 차 안에서 아들의 통학버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아내는 남편에게 휴대전화 충전기를 가져다주러 가다가 대치 장면을 목격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영상 속에서 아내는 남편 쪽으로 다가가면서 경찰들을 향해 “쏘지 마세요. 무기 갖고 있지 않아요”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고, 멀리서 경찰이 스콧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외치는 소리도 여러 차례 들린다.

아내는 “그는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총 없어요. TBI(외상성 뇌손상)가 있어요. 당신들에게 아무 짓도 안 할 거예요”라고 호소하면서, 남편을 향해서도 “경찰이 차 유리 부수게 하지 말고 밖으로 나오라”고 반복적으로 외쳤다.

그 순간 여러 발의 총성이 들리고 아내는 “그를 쏜 것이냐”고 외치면서 다급하게 남편 쪽으로 다가가 바닥에 엎드려있는 남편과 주위를 둘러싼 경찰들을 확인한다.

다소 거리를 두고 찍힌 탓에 총격 장면은 정확히 담겨있지 않았지만 당시 스콧이 경찰의 주장대로 총을 들고 있었는지, 아니면 유족이 말한 대로 책을 들고 있었는지도 확인할 수가 없다.

유족 측 변호인들은 “총격이 정당했는지 아닌지를 이 영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영상을 통해 총격 전후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격 장면은 경찰이 착용한 보디캠과 경찰 차량에 있던 카메라로도 찍혔지만, 경찰은 이들 영상을 유족 측에만 보여준 채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건 이후 샬럿에선 경찰의 흑인사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시위 도중 총격이 발생해 시위 참가자 1명이 숨지기도 했으며, 샬럿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렸다.

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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