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8일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 선거전의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26일(현지시각) 첫 TV 토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한반도 문제와 동맹국 관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클린턴은 한반도 문제를 놓고 한국 등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면 트럼프는 동맹국들의 방위비 추가 부담을 주장하며 정면 충돌했다.
클린턴은 이날 TV토론에서 핵 문제를 대하는 트럼프의 태도가 안일하다고 공격했다. 반면 트럼프는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관계에 의문을 던지며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더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ㆍ동맹국 관계 충돌
이날 토론에서 클린턴이 먼저 선공을 날렸다. 클린턴은 안보정책 부문 토론에서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론하며 “트럼프는 다른 나라들이 핵무장을 하는 것이 상관없다고 거듭 말했다”고 공격했다.
클린턴은 “핵무기 확산을 막으려고 모든 일을 한다는 게 미국은 물론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이라며 “세계 최고 위협인 핵무기에 무신경한 트럼프의 태도가 꽤 문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가 심지어 동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도 괜찮다고 했다”고 트럼프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는 “핵은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화제를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으로 돌렸다. 그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 독일, 사우디 등을 방어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엄청난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재정적 손실을 보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도 모든 동맹을 돕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엄청난 돈을 잃는다”며 “우리는 전 세계 국가들을 보호하는 경찰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클린턴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클린턴은 “일본과 한국 등 동맹들에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그것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신시켜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관계라는 약속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특히 대통령에 출마했거나 실제 대통령이 됐을 때 약속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문제와 이란 핵 합의 놓고 공방
먼저 트럼프는 “북한 문제는 중국이 풀어야 한다”며 “북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라고 선공했다.
그는 또 이란 핵 합의를 “최악의 협상”이라고 깎아내리면서 “핵 협상을 할 때 북한 문제를 연계하지 않았다”고 클린턴을 공격했다.
이어 그는 “이란은 북한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 중 하나”라며 “이란과의 끔찍한 협상을 했을 때 이란이 북한에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뒀어야 했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해 “이란 핵시설 접근이라는 내용을 담은 매우 성공적인 협상을 트럼프가 비판하고자 한다면 그는 대안이 무엇인지를 내놓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이어 “트럼프는 결코 그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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