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경기지역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도내에 ‘역대급’ 분양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아파트 미분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2천562호로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수도권에서 서울과 인천이 각각 12.7%, 16.1%씩 줄어들었다. 반면 경기지역 미분양 물량은 3.6% 상승한 1만7천860호로 집계됐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곳은 경기지역을 비롯해 대구, 대전, 충남, 전북, 제주 등 6곳에 불과하다. 특히 단순히 늘어난 수치로 보면 경기지역이 617호가 증가해 가장 많았다.
이처럼 경기지역 미분양 물량이 증가한 가운데 다음 달 4만5천 가구가 넘는 분양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돼 미분양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9만6천855가구로 지난 2000년 이후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이다. 수도권에만 전달(7천834가구) 대비 무려 761.8%나 증가한 6만7천516가구가 공급된다.
경기지역 공급물량만 한정하면 4만5천434가구로 전국 분양 물량의 절반 가까운 46.9%가 집중된다. 안산 초지동 초지역 메이저타운푸르지오 4천30가구를 비롯해 안산 사동 그랑시티자이1차(3천728가구), 동탄2신도시 더샵 레이크에듀타운(1천538가구) 등을 포함해 모두 34개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달에 추석 연휴가 있다 보니 분양 일정을 다음 달로 미룬 건설사들이 많다”면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부동산 공급 감소 방안 등이 나오면서 최대한 빠른 시기에 분양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가운데 희소가치가 높은 지역에 수요가 집중돼 일부 단지들은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상우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도심지나 신도시, 택지지구 등 일부 지역은 수요가 늘면서 청약 경쟁률이 계속 상승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경기도 외곽이나 최근 공급이 많은 지역은 분양에 고전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도금 대출 보증건수 감소와 대출 규제 속에 분양시장에 몰렸던 가수요가 일부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비청약자들은 자금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나서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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