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가정 9블럭 녹슨 철근 사용 등 ‘부실 시공 논란’…입주예정자 강력 반발

인천시 서구 가정9블럭 아파트의 기초 공사에 녹슨 철근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 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한 입주예정자 등은 공사 중단 및 새 철근 사용 등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한국토지주택(LH)공사 등에 따르면 남양건설과 에이스건설은 가정9블럭에 오는 2018년 5월을 목표로 중대형 공공분양주택 10개동 743세대 건설 공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현장에서 녹슨철근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입주예정자 A씨(46)는 최근 이곳 현장을 둘러보다 바닥 기초 공사 등에 녹슨 철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 최근 LH공사와 구에 민원을 제기했다. 구는 같은 내용의 민원을 수차례 접수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시뻘겋게 녹슨 철근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똑똑히 봤다”면서 “입주예정자들이 이를 확인하겠다고 현장출입을 요구했지만 현장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 했는지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LH도 민원 접수 후 공사 현장에 나가 녹슨 철근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LH의 공사현장 표준시방서는 “철근 조립 전에 콘크리트와의 부착력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들뜬 녹, 기름류, 먼지, 흙 등을 제거해야한다”고 되어 있지만, 시공사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환 인천대학교 도시건축학부교수는 “철근이 녹슬면 우선 콘크리트와의 부착력이 낮아져 시간이 흐르면 갈라지는 등 부실 시공이 우려된다”며 “철근 부실 자체만으로도 단면적이 줄어, 콘크리트의 강도가 약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즉시 시정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시공사측은 뒤늦게 철근에 녹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였지만, 주민들은 공사 중단 및 새 철근 사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 B씨(55)는 “녹슨 철근으로 지어진 아파트에 들어가서 불안하게 살란 말이냐.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얼마나 많은 녹슨 철근이 쓰였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당장 녹을 긁어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녹슨 철근은 모두 빼내고 새 철근으로 교체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영건설 관계자는 “녹슨 철근은 시료를 채취해 강도 등에 대해 안전성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다만 입주 예정자들이 불안해 하는 만큼, 철근에 녹을 제거하는 등 콘크리트 타설 전에 모두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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