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못해 김포시의회가 들고 일어났다. 시의회는 29일 시의원 만장일치로 결의문을 채택했다. 아라뱃길 김포터미널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시의회는 “중고차 수출단지가 조성되면 환경오염, 교통운송차량 증가, 도시 이미지 추락 등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수자원공사, 김포터미널(주)이 항만법을 내세워 김포시의 인ㆍ허가 사항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김포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고도 했다.
이는 시민의 정서다. ‘관광 김포’라는 청사진을 버리고 ‘폐ㆍ중고차 김포’로 전락시키려는 데 대한 분노다. 그런데도 수자원공사는 밀어붙인다. 이유를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갈수록 커지는 적자 비난을 비켜가려는 궁여지책이다.
때마침 국감에서 아라뱃길 실태가 폭로됐다. 윤관석 의원(더민주ㆍ인천남동을)이 공개한 아라뱃길 수지분석이다. 지난 5월까지 이용 화물 목표는 8천47t이었는데 실적은 884t으로 10.99% 달성에 그쳤다. 개통 첫해인 2013년 5월 목표 달성치는 7.7%였다. 이후 2014년 6.87%, 2015년 9.08%다. 목표량의 10분의 1도 못 채웠다. 여객실적도 5월까지 13.8%에 머물렀다. 개통 첫해인 2013년 35%를 기록한 이후 2014년 17.47%, 2015년 7.45%를 기록했다.
장사가 이렇게 안 되니 투자금 회수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지금쯤이면 3조원을 회수했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 회수는 1조5천억원에 그쳤다. 관리권 매각 실태는 더 한심하다. 목표가 1조원이었는데 실제 실적이 18억원에 머물고 있다. 회수된 투자금(1조5천억원)도 알고 보면 국고지원(4천170억원), 단지분양(1조622억원)가 대부분이다. 아라뱃길 장사로 벌어들인 돈은 거의 없다. 이쯤 되면 경영적으로 파산한 사업이고, 정책적으로 실패한 사업 아닌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수자원공사가 겨우 한다는 것이 중고차 수출단지 밀어붙이기다. 속 보이는 짓이다. 돈 몇 푼 받아 자금 회수율 높여보려는 속셈이다. 몇 푼이라도 만들어 수지타산에 채워 넣으려는 꼼수다. 그런 수자원 공사의 눈에 지역 정서가 들어올 리 없다. 시민 반대 무릅쓰고, 법조문 앞세우며 밀어붙이는 것이다. 이런 발상으로 가지고 시작한 사업이 성공할 수 있나. 참패한 아라뱃길 실패에 또 하나의 참패 사례를 더하게 될 뿐이다.
수자원공사가 할 일은 따로 있다. 이제 사업성 불가의 한계를 시인해야 한다. 실패한 사업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대대적인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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