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줄이려 아파트 공급 감소?… 집값 상승은 어떡하나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지난 8월25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오히려 수도권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파트 공급 축소에 따라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기존 분양 주택 등의 매매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66% 올랐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발표되기 전인 8월 한 달 경기도 아파트값이 전달 대비 평균 0.1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과천(0.13%→0.69%), 안양(0.28%→0.72%), 동두천(0.44%→0.86%), 고양(0.30%→0.64%), 남양주(0.05%→0.32%) 등의 오름폭이 컸다. 전세값 또한 동반 상승해 경기지역 9월 전세가 상승률은 0.63%로 전달(0.21%)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러한 경기지역 아파트값 상승에는 8ㆍ25대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주거 안정화와 가계부채 경감을 명목으로 주택 공급 축소 방안이 발표되자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을 예상한 주택 소유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는 가을철 이사 성수기를 맞아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나 새로운 전세를 찾아 나선 전세입자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값이 오르면 가계부채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은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음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8ㆍ25대책은 달궈진 분양시장과 수도권 집값 안정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주택공급 축소가 오히려 집값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직접적인 규제를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수요자들은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가계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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