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소청도 남서쪽 77.8㎞서 발생
31시간만에 사고 경위 공개 논란 키워
해경 “사실관계 확인 조사에 시간 소요”
9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2시10분께 소청도 남서쪽 77.8㎞ 해상에서 중국어선 40여척이 우리해역을 7.2㎞가량 침범한 것을 발견하고 3005함과 1002함을 급파했으나 중국어선들은 해경에 불응하고 도주했다.
이에 해상특수기동대원 9명이 탄 3005함 경비함정 소속 고속단정이 도주하는 중국어선 중 1척(100t급)을 쫓았으며, 8명의 대원이 중국어선에 올라 진압을 시도했다. 그러나 오후 3시8분께 다른 무리의 중국어선이 단속중인 해경 고속단정에 고의로 충돌해 배를 전복시켰다.
단정에 타고 있던 단정장은 곧바로 구조됐으며 중국어선을 진압하던 기동대원 8명은 모두 경비함정으로 옮겨타 인명피해는 없었다. 해경 고속단정은 결국 침몰했다.
인천해경은 고속단정을 들이받은 중국어선을 전국 해경서와 유관기관에 수배조치하고, 중국 해경국에도 엄정 조치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항의했다. 또 8일부터 불법 중국어선 단속전담 기동전단을 배치해 서해 특정해역 단속을 강화했다.
이주성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9일 주기충 주한 중국대사관 부총영사와 만나 “해경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키고 달아난 중국어선 2척을 신속히 검거해 엄벌하고 중국정부 차원의 자체 단속과 예방 활동도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 부총영사는 “중국 정부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해경은 사고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려 해 은폐의혹을 사고 있다. 통상적으로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나포할 경우 당일 공개하는 것과 달리 언론의 취재가 시작된 뒤인 사건 발생 31시간만에 사고 경위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중부해경본부 측은 “3005함이 사고 발생 19시간만에 인천해경 전용부두로 입항했고, 해상특수기동대원들의 진술과 영상자료 분석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피의 중국어선을 파악하고, 중국해경국과의 조사 공조, 중국총영사에 항의 등 내용을 정리해 곧바로 공개한 것”이라며 은폐사실을 부인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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