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부상 딛고 동메달 딴 카누 유망주와 감독 아버지의 애끓는 父情

카누 남고부 K-2 1천m 銅 강유현(인천 인송고)과 아버지 강진선 감독

▲ 강유현 선수가 카누 인천시청팀 강진선 감독(아버지)과 함께 화팅을 외치고 있다.
▲ 강유현 선수가 카누 인천시청팀 강진선 감독(아버지)과 함께 화팅을 외치고 있다.

제97회 전국체육대회 카누 경기에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 기어코 경기에 출전해 값진 동메달을 수확한 선수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남자 고등부 카약 2인승(K-2) 1천m에서 팀 동료 이신우와 짝을 이뤄 3분36초57로3위에 입상한 강유현(인천 인송고 3)이다. 강유현은 고질적인 허리 디스크 통증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대회 전 주치 의사로부터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대회에 나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유현은 굴하지 않고 대회에 출전을 강행해 당초 목표 5위 보다 높은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 못지 않은 소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유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10일 열린 K-2 200m에도 나섰지만 36초78로 5위에 그쳐 메달 추가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부상을 극복하고 거둔 값진 성과였지만 이를 지켜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인천시청 카누팀 감독인 아버지 강진선씨는 아들의 대견함 보다는 부상 투혼을 안타깝게 지켜 보며 성적보다 부상을 더 염려했다. 강진선 감독은 “부상으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열심히 해 준 유현이가 기특하다”면서도 “앞으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몸 관리를 잘 하고 부상없이 선수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교 무대의 마지막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강유현은 중학교 1학년 때 카누를 시작했다. 또래 선수들보다 조금 빨리 운동을 시작한 강유현은 어릴 적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카누를 접했다.

 

하지만 고등학고 진학 후 팀을 이끌어 줄 코치가 없어 슬럼프를 겪으면서 2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고, 그 시기 운동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가졌다. 그러나 그 때마다 격려를 아끼지 않고 힘이 돼 준 사람이 바로 아버지 강진선 감독이다. 강 감독은 평소 개인 훈련과 재활 훈련 등을 돕는 것 외에도 항상 긍정적인 조언으로 아들을 응원했다.

 

강유현은 “부상이 심해 어쩔 수 없이 경기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아버지와 코치님 덕분에 대회에 나올 수 있었고, 운동도 계속할 수 있었다”며 “선수생활을 마친 뒤 아버지처럼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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