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은 전문가이드 탑승, 한·중·일·영 4개 국어로 안내…콘텐츠·노선 다양화 시급
지난 8일 오후 4시께 인천상륙작전 기념관 앞 인천시티투어버스 정류장. 홍콩에서 온 중국인 A씨(28)와 A씨의 여자친구는 다른 한국인 관광객과 함께 버스에 올라탔다. A씨가 안내판에 쓰인대로 2인 승차비 1만원을 냈지만, 운전기사는 손사래만 칠 뿐 어떤 조치도 하지 못했다.
버스티켓은 인천역과 송도 센트럴파크에서만 살수 있지만, 안내판이 고쳐지지 않아 A씨 등이 미리 티켓을 끊지 못한 것이다. 다행히 한 젊은 탑승객이 영어로 설명해준 덕에 A씨 등은 인천역에 가서 티켓을 끊기로 하고, 겨우 버스에 올라탔다.
하지만 버스를 탄 이후에도 투어버스다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버스는 문화해설사가 타지 않아 A씨는 주변 관광지는 물론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사실상 일반 시내버스처럼 조용히 목적지로 향해 갔다.
A씨는 “우리 홍콩에 있는 투어버스를 생각했는데, 전혀 딴판이었다”면서 “그냥 택시를 탈 걸 그랬다.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고 전했다.
인천시티투어버스가 목적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10일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인천시티투어버스의 코스 등을 개편, 인천역-송도국제도시-월미도-인천역을 순환하는 코스로 현재 하루 16차례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을 끌어들일 콘텐츠는 물론, 언어지원 등 외국인 대상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투어버스엔 문화해설사가 오전 9시반부터 오후 1시반까지만 배치된다. 게다가 문화해설도 한국어로 이뤄져 외국인 관광객에겐 무용지물이다.
반면 서울시는 전문 가이드가 탑승해 관광지별로 안내를 해주고, 각 좌석에 모니터와 이어폰을 통해 한·중·일·영 4개 국어 안내를 제공해준다. 부산도 QR코드와 앱 등을 통해 위의 4개 국어로 관광안내를 들을 수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의 B 박사는 “한 번에 3천원 내면 하루 종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보니, 지금 시티투어는 관광수단이 아닌 어르신의 교통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외국인 대상 서비스 강화와 노선다양화는 물론, 체험형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공항노선 신설 등 노선 다양화에 나서고, 문화해설사 공백을 메울 방법을 검토하겠다”며 “신규 버스 도입 시 다국어 영상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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