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대신 꽃 심어라” 검찰의 따뜻한 응원

기소유예 청소년에 ‘화단가꾸기
“한때 실수, 뉘우칠 기회 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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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지방검찰청이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선도대상 소년들에게 우범지대에 화단을 조성·관리 하도록 해 선도효과를 극대화함과 동시, 환경개선을 통한 범죄예방 효과가 있는 ‘게릴라 가드닝’을 시작한다. ‘수원시 지동 제1차 게릴라 가드닝 화단 준공식’이 열린 11일 신유철 수원지검장, 양창수 법사랑위원 수원지역연합회장, 배민한 팔달구청장 등 참석자들이 수원시 팔달구 지동 일원에 조성된 게릴라가드닝 화단을 둘러보고 있다. 오승현기자
검찰이 선도대상 청소년들에게 처벌 대신 오래된 주택가를 공원으로 조성하게끔 하는 교화에 나섰다. 잘못된 길에 들어선 청소년들에게 채찍 대신 온정이라는 한 번의 기회를 더 준 것이다.

 

수원지검 형사3부(박종근 부장검사)는 선도대상 청소년 15명에게 지난 6일부터 3일에 걸쳐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낙후된 공간에 ‘함께하는 꽃밭’이란 이름의 화단을 만들었다고 11일 밝혔다.

 

화단을 조성한 이들은 범행 동기나 정황 등 전반적 상황을 고려해 절도 등 상대적으로 죄질이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다. 

검찰은 해당 청소년들을 기소하지 않는 기소유예로 처분하되 정원 조성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했다. 이와 함께 오래된 주택가 주변의 환경개선을 통해 잠재적인 발생 범죄까지 함께 예방하는 효과까지 거뒀다. 선도 효과와 지역의 범죄예방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것.

 

이는 이른바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ening)’으로 지난 1973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시작된 활동이다. 이는 도심 속 방치된 땅에 활력을 주고자 주로 밤을 이용해 꽃과 나무를 심는 시민 공동체 활동이다. 이에 청소년들은 사흘간 매일 3시간씩 법사랑 수원지역 연합회 위원 등과 함께 꽃과 나무를 심어 화단을 일궜다.

 

수원시 농업기술센터 원예치료사도 동참해 원예활동을 통한 청소년들의 정서적 치료를 지원했다.

 

검찰 관계자는 “선도대상 소년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이 다양하다. 하지만 게릴라 가드닝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당 공원이 꾸준한 관리로 이어지도록 지역주민들과 함께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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