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 문화유적 오봉산 고인돌 ‘푸대접’

의왕시, 희소성 없다고 안내판도 없이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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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의왕시 오봉산 등산로에 있는 고인돌이 아무런 표시나 보호시설 없이 방치돼 있다. 유선엽기자
청동기시대 문화유적인 의왕 오봉산 고인돌이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10년 넘게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자체는 문화재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가치 없는 유적은 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12일 의왕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1년 세종대박물관에 의왕시지표조사 용역을 맡겨 오봉산 고인돌(의왕시 이동 산 45-1에 위치, 238×195×40cm 크기)을 포함, 인근 청계동과 부곡동 등에 있는 총 5개의 고인돌을 발견했다.

 

하지만 시는 오봉산 고인돌이 괸돌이 없는 개석식 고인돌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라 문화재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문화재 지정을 하지 않았다. 또 고인돌이 있는 위치가 공동 사유지여서 소유주 허락 없이는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이날 오후 오봉산 고인돌을 확인한 결과 고인돌임을 알리는 안내판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 고인돌 위엔 먹다 남은 송편이 널브러져 있는가 하면 주변엔 버려진 쓰레기가 눈에 띄는 등 관리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K씨(45)는 “아무런 표시가 없어 등산을 오면서도 고인돌인 줄 몰랐다”며 “대부분의 등산객들도 일반 바위라 생각하고 걸터앉아 쉬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하문식 세종대박물관장은 “오봉산 고인돌은 확인결과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희소성과 상관없이 모든 문화유적지는 학술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에서 보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고인돌이 공동 사유지에 있어 안내판 등을 설치하려면 땅 소유주에게 허락을 구해야 하는 만큼 땅 소유주들에게 의견을 물어볼 예정”이라며 “앞으로 문화유적 관리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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