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딛고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김영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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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에도 사람들의 마음만은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장애를 가졌다는 어려움 속에서도 향긋한 원두향으로 카페를 물들이며 자신의 소중한 꿈을 실현해나가는 멋진 청년이 있다. 바로 지적·자폐성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 ‘나는카페’ 의 바리스타, 김영은씨(23·지적장애 3급)가 그 주인공이다.

 

김씨는 서안양우체국 1층에 들어선 ‘나는카페(12호점)’에서 매일 낮 12시부터 3시까지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다. ‘지적장애인이 카페에서 근무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그는 가게로 들어서는 손님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것부터 주문과 계산, 그리고 바리스타로서 가장 중요한 원두를 추출해 커피를 만드는 것까지 모두 해내고 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 특수고등학교에 재학하며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고, 이를 시작으로 복지관 등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2년 반 동안 근무한 베테랑 바리스타다. 그러나 이전 카페에서 일을 그만둔 뒤 일반 카페로의 취직을 시도했지만 실력과 무관하게 번번이 장애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사회 진출에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

 

사실 3급 수준의 발달장애인들은 행동과 사고가 다소 느리기는 하지만 잠시동안의 사회 적응 기간만 거치면 일반인과 별다른 차이 없이 일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업주들은 장애인의 고용을 꺼리는데다가, 장애인을 의무고용하는 일부 대기업 사업장에서도 장애인들에게는 커피 제조 등의 업무가 아닌 설거지나 청소 등만 맡기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에 ‘나는카페’는 김씨와 같은 사회진출을 원하는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이자 공간이다.

 

김씨는 “충분히 능력이 있지만 장애를 가져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우리들을 위해 ‘나는카페’와 같은 곳이 늘어났으면 한다”면서 “장애인들의 사회진출이 쉬워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서안양우체국에 개업한 ‘나는카페’는 지난 2012년부터 (사)장애청년꿈을잡고가 운영하고, 경기도가 공공기관 매장 공간 확보 등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나는카페’라는 이름은 당시 유행하던 TV프로그램 ‘나는가수다’에서 창안했으며 발달장애인들이 ‘날다’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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