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고 학생들 직접 재배한 채소 활용 눈길 ‘바른 식생활 교육’ 부스 방문객들 호평
‘맛있는 학교급식 베틀’ 제2회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이 지난 15일 수원 광교 호수공원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오디션에서 수원 이의고 학생 두 명과 영양교사가 팀을 이룬 ‘요리랑 우리랑(이영숙 영양교사, 조현수, 김용민)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맛있고 멋있고 신나는 학교밥상’이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된 이날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은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농림진흥재단ㆍ경기일보가 주관, 경기도교육청ㆍ경기도영양교사협의회ㆍ국민식생활교육 경기네트워크 후원으로 진행됐다.
오디션 본선에는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총 20개 팀 60명이 출전해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본선에서는 학부모 15명과 학생 15명으로 구성된 30명의 현장평가단이 직접 급식메뉴를 맛보는 공개심사를 진행했으며 현장평가단 점수와 심사위원들의 사전 평가점수를 더해 높은 점수를 받은 7개 팀이 최종 선발됐다.
최고 권위의 대상에는 수원 이의고 영양교사와 학생이 팀을 이룬 ‘우리랑 요리랑’이 선정됐다. 이들은 ‘골뱅이콩비지찌개’ㆍ‘나물버거스테이크’ㆍ‘표고참치치즈구이’ㆍ‘구운야채샐러드’ 등의 메뉴를 선보였으며 평가단으로부터 평소 익숙한 식재료를 활용, 조리법을 달리해 맛과 영양이 포함된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금상에는 ‘연무밥상(정선아ㆍ권용희ㆍ강민주 연무초등학교)’ 팀이, 은상에는 ‘슬로우푸드(백영선ㆍ양우심ㆍ안미희 용인강남학교)’ㆍ‘농(農)사랑(조윤경ㆍ황은아ㆍ신해인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팀이 뽑혔다. 동상에는 ‘색근(色劤ㆍ홍애령ㆍ김지애ㆍ문성이 동학중학교)ㆍ‘급식으뜸이(이영선ㆍ권윤숙ㆍ김윤성 과천고등학교)’ㆍ‘친환경급식지킴이(박수정ㆍ임미숙ㆍ신유진 미원초등학교)’ 팀이 각각 선발됐다.
한편, 이번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의 수상작은 ‘학교급식 메뉴 책자’로 제작ㆍ배포되며 대상과 금상, 은상, 동상 등 7개 팀에는 상장과 학교급식 우수지를 탐방할 수 있는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박준상ㆍ한진경기자
[이모저모]
○…단순한 요리 경연대회 출전이 아닌 제2회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을 통해 세상으로의 힘찬 발걸음을 뗀 소녀가 있어 눈길. 이날 특수학교인 용인강남학교 ‘슬로우푸드’ 팀원으로 출전한 안미희양(19)이 그 주인공. 지적장애를 가졌지만 요리사라는 꿈을 꾸는 안 양은 영양교사와 지도교사 선생님의 권유로 함께 오디션에 참가. 특히 오늘의 이 자리는 안 양이 고등학교를 졸업을 앞두고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참가한 것으로 더욱 빛을 발해. 선생님들의 지도에 따라 능숙하게 칼로 사과를 썰고 전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한 안 양은 “요리하는 것이 너무 재밌다”고 수줍게 미소. 백영선 영양교사는 “곧 미희가 학교를 졸업해 사회로 나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 이날 슬로우푸드 팀은 오메가3가 풍부한 버섯을 이용한 순두부버섯들깨탕과 삼치유자간장구이, 소고기가지튀김 등을 먹음직스럽게 요리.
○…직접 기른 음식재료가 밥상에 올라가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 팀이 화제.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농(農)사랑’ 팀은 농업고 특성상 학교에서 학생들이 직접 재배하는 채소를 이용한 메뉴를 선봬. 주 재료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애느타리버섯으로, 이는 생육과 수확 등 모든 재배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담당. 애느타리버섯이 친환경 학교급식의 주 재료로 선정된 이유는 직접 기른 채소들이 급식에 오른다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황은아 영양교사의 아이디어. 황 교사는 “버섯은 아이들이 꺼리는 대표적인 편식 식품 중 하나라 많이 버려지곤 한다”면서 “그러나 자신들이 직접 키운 재료로 맛있는 음식이 탄생된다면 좋아할 것 같다. 또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배울 좋은 기회”라고 강조. 이같이 농 사랑팀은 애느타리버섯과 파프리카, 오이 등을 채를 썰어 돼지고기에 둘둘 말아 맛있는 돼지고기말이를 조리.
○…본선에 도내 각지에서 모여든 20개 팀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동학중학교 영양교사와 모녀지간인 학부모와 학생으로 구성된 ‘색근(色劤)’팀은 독특한 팀명으로 가장 눈길. 이들은 파프리카와 방울토마토, 귀리, 연어 등 컬러푸드를 음식재료로 사용하면서 ‘색의 힘’을 뜻하는 한자 색근으로 작명. 이들이 선보인 폭찹스테이크와 연어전은 형형색색의 색깔로 시선을 집중. 연예계에서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가 있다면 경기도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오디션의 소녀시대가 되겠다는 의미로 경기도의 첫 영어 스펠링인 G와 소녀시대 ‘GEE’의 한 구절을 이용해 ‘G.G.G.G.으뜸새빛’으로 팀명을 지은 새빛초등학교 팀도 화제, 팀원들은 서로 가리키며 ‘우리 팀의 윤아(소녀시대 멤버)’라며 함박웃음. 또 교명과 연관된 귀여운 팀명을 선보인 ‘성 복뎅이들~’ 팀은 영양교사와 함께 출전한 두 명의 재학생이 교내 요리동아리의 에이스이자 요리대회의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복덩이들이라는 의미로 ‘성복+복덩이’의 작명 비화를 소개.
○…레시피 오디션 현장 주변에 2개의 부스를 마련하고 바른 식생활 교육을 펼친 식생활교육경기네트워크가 방문객들로부터 호평.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식생활교육경기네트워크는 현대인들의 불규칙적이고 불균형적인 식습관 탓에 비만과 고혈압 등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국가적 문제가 되는 것을 바로잡고자 영유아부터 청년, 중장년층, 노년층에게 각각 맞는 바른 식생활 교육을 준비해 눈길. 특히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각종 체험과 놀이 등이 마련돼 부스는 장사진. 각종 놀이를 이용해 바른 식생활 관련 눈높이 교육을 받은 김시우군(8)은 치킨과 햄버거 등 고칼로리 음식의 모형을 집어들어 ‘몸에 안 좋은 음식’이라 적힌 게시판으로 옮기면서 “이런 음식들은 많이 먹지 않을 거에요”라며 굳게 다짐. 김혜정 식생활교육경기네트워크 사무처장은 “오늘은 바른 밥상 5대 지침 중 채소 과일 많이 먹기를 중심으로 교육을 구성했다”면서 “오늘 기회를 통해 바른 식생활을 널리 알릴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피력.
[인터뷰] 최형근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
학생과 학부모, 영양교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료한 ‘제2회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은 맛과 멋이 어우러진 특색있는 메뉴를 대거 선보여 한층 수준 높은 학교급식 오디션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형근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에게 향후 학교급식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맞이했는데.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 속에 막을 내렸다.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은 학교급식의 질을 높여 학생들에게 영양은 물론 더 맛있고 더 멋진 학교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 역시 영양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준 덕분에 한층 활기차고 열정적인 오디션이 된 것 같다.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에 대한 총평을 한다면.
학생과 영양교사, 학부모들이 삼위일체가 돼 뜨거운 맛의 대결을 펼쳤다. 지난해 1회 오디션에서도 대단한 승부를 봤었는데 열기가 한층 더 뜨거워진 것 같다. 영양교사, 학부모들의 노련함에 학생들의 참신함과 열정, 패기가 보태져 훌륭한 급식메뉴를 탄생시켰다. 20개 본선 진출팀 가운데 7개 팀이 입상했는데 이번 레시피 오디션에 참가한 모든 팀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학교급식은 학생보다는 학부모, 영양교사에 맞춰진 급식이었다. 이제는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맛있고 건강한 급식이 제공돼야 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이 학생과 학부모, 영양교사가 함께 메뉴를 고민하고 개발하고 또 조리하면서 ‘학생을 위한 맛있는 급식’에 대한 인식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됐길 바란다. 맛있는 급식을 만들기 위한 축제인 친환경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을 통해 우리가 생각한 급식의 가치가 멀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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