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기상대 ‘X-밴드 레이더’ 재검토

사드레이더와 같은 영역대 주파 사용
인근 주민 전자파 위해성 논란 일자
기상청 “조사 용역… 후보지 재선정”

기상청이 인천기상대에 설치하려던 X-밴드 레이더(본보 9월12일자 7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X-밴드 레이더가 국방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레이더와 같은 영역 대 주파를 사용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전자파 위해성 논란이 일자, 기상청은 전문기관 용역을 거쳐 레이더 설치 위치를 재선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기상청은 인천기상대와 서울 동작구 본청, 강원 평창군 황병산 3곳에 X-밴드 레이더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변경, 수도권 지역 레이더 설치 후보지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후보지를 재선정하는 곳은 인천과 서울 동작구다. 기상청은 원래 기상예보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상과 근접한 지역에서 하늘과 기상 상황을 관측할 수 있는 X-밴드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X-밴드 레이더가 사드 레이더와 같은 대역(8∼12GHz)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주민들의 반발과 함께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레이더 설치 지역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외부 전문가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올해 안으로 X-밴드 레이더 설치 후보지 타당성 조사용역을 발주해 도심지역 레이더 설치 기준과 전자파 위해성 여부, 주민협의 방안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용역은 내년 상반기 중 4~5개월에 걸쳐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인천기상대는 주변 여건상 최종 후보지로 선정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저층 관측 공백 지역을 해결하려는 X-밴드 설치목적에 가장 들어맞기 때문이다. 인천 기상대는 주변 시야가 잘 확보돼 있어 관측 시계가 좋다.

 

이에 대해 김효진 인천평화복지연대 중·동지부 사무국장은 “레이더로 인한 위해성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민관협의체 등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어야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기상청 관계자는 “용역결과에 따라 선정기준이 정해지면 레이더 설치 지역을 재선정하고 주민과의 협의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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