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바꾸자] 34. 등산객 에티켓

흡연·음주… 가을산은 괴롭다
행락철 등산로 곳곳 쓰레기 넘쳐

“산에서 술 좀 마실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20일 오전 10시께 수원 광교산은 가을 산행에 나선 등산객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하지만 등산로 입구는 산을 찾아온 사람들 사이에서 흡연 중인 등산객들 때문에 연기가 자욱한 상태였다. 

이에 입구를 지나던 다른 등산객들은 코와 입을 가리거나 인상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런가 하면 등산로 중간에는 아예 자리를 잡고 가져온 맥주를 마시며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의왕에 위치한 모락산 역시 가을을 만끽하러 온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등산객들은 등산 도중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숲으로 들어가 담배를 피는가 하면 강아지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는 이들도 목격됐다. 

또 등산로 곳곳에는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귤 껍질, 페트병 등 각종 쓰레기가 나뒹굴기까지 했다.

산을 찾은 Y씨(34·여)는 “어떻게 산까지 와서 담배를 피울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등산객들 때문에 산을 찾을 때 마다 불쾌했던 적이 많다”고 토로했다.

 

본격적인 가을 산행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고 있으나 산림 내 흡연 및 음주 등 기본적인 등산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등산객들로, 가을 정취를 느끼러 온 시민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이에 지속적인 단속도 필요하지만 올바른 시민의식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등산 시 쓰레기를 투기하거나 흡연을 하는 등산객들로 인해 산림훼손은 물론 화재발생까지 우려된다”며 “지자체별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시민들 스스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도는 2014년(42건)과 지난해(32건) 흡연을 비롯한 산림 내 불법행위 총 74건을 단속해 30명이 입건됐다고 밝혔다.

송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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