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강정마을까지… 집회현장 누비는 그녀들

‘71주년 경찰의 날’ 경기남부청 제6기동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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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의 영역이었던 경찰기동대에 도전한 여경 기동대원들이 집회현장 최일선에서 활약중이다. ‘제71주년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여경들로 이뤄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6기동대원들이 연행술 훈련을 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여자라고 무시하면 큰코 다칩니다. 우리는 여자이기 전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제6기동대는 조금 특별하다. 대원 74명 모두 여성 경찰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이들을 최일선에서 이끄는 맏언니 김재미 6기동대장(45ㆍ경정)을 필두로 불과 3개월 전 부대에 배치받은 김미애 순경(29)까지 계급과 나이도 제각각이다. 출신도 다양하다. 서울, 경기, 부산, 대구, 바다 건너 제주까지 전국의 모든 여경이 6기동대에 모였다.

 

6기동대의 자랑은 남자 못지 않은 끈끈한 동료애다. 서로 스스럼없이 가족같이 생활하는 데다 유난히 동료애를 중시하는 김 대장의 리더십에, 남자 직원들도 혀를 내두른다.

 

특히 ‘잠든 토끼를 깨워서 함께 가는 거북이가 되자. 그런 멋진 친구가 되자!’라는 문구를 부대 내에 걸어 놓을 만큼 팀워크(Team Work)를 중시한다. 김 대장은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집회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 특성상 ‘나’보다는 ‘우리’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 같은 교육으로 창설 이후 무사고 2천685일을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6기동대는 지난 2009년 6월5일 창설됐다. 이들은 주로 집회 관리와 불법 행위를 한 여성 시위자를 검거하는 활동을 펼친다. 또 통행로 확보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폴리스 라인을 관리하며 질서유지를 위한 역할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안전 교육과 교통 정책 홍보 등 시민을 위한 다양한 임무를 병행하고 있다.

 

이들은 부대 특성상 주말에도 현장에 투입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6기동대는 지역에 관계없이 전국 팔도를 누비며 모든 시위 현장에 투입된다. ‘제주도 강정마을 민군복합관광미항 건설 반대 집회’,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이목이 쏠렸던 집회에는 어김없이 이 부대 대원들이 투입됐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12년 사회적 이목이 쏠렸던 ‘제주도 강정마을 민군복합관광미항 건설 반대 집회’를 잊혀지지 않는 집회로 손꼽는다. 1년6개월 동안 현장에 장기간 투입된 데다 기동대는 건설 사업장 입구와 공사장 출입구 차량의 통행을 막는 업무 방해 불법 시위자를 검거하는 등 남경조차 버거워하는 임무를 가뿐히 수행해냈다.

 

또 지난 2013년 10월에는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에 출동, 쇠사슬로 몸을 묶은 여성 시위자와 사투를 벌이기도 했고, 밤을 지새는 것은 덤이다.

 

이처럼 수많은 변수가 발생하는 집회 현장에서 그들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시위자들과 경찰관, 일반 시민들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집회가 없는 날이면 시위 대비 훈련을 하면서 구슬땀을 흘린다.

 

6기동대 막내 김미애 순경은 “집회 현장에서 시위자는 국민의 한 사람이기에 그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여경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동대원으로서 하루하루가 보람차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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