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지사-李 교육감 ‘송민순 회고록’ 시각차

“문재인이 논란 끝내야” vs “10년전 일 기억 안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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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0일 오전 도교육청에서 열린 ‘경기도교육행정협의회’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승현기자

남경필 경기지사가 지난 19일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비난한 것에 대해 당시 통일부장관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던 이재정 교육감이 문 대표의 입장을 적극 대변했다.

 

남 지사는 20일 교육행정 협의를 위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이재정 도교육감은 남 지사에게 “얼마 전에 친구에게 ‘잊을 만하면 (보도에)나오냐’는 전화를 받았다”고 인사말을 건네면서 시작됐다.

이는 전날 문 전 대표와 관련한 남 지사의 발언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도교육감이 인사말을 건넨 뒤 남 지사는 “문 전 대표가 나서서 빨리 논란을 종식해야 한다”고 기존 견해를 재차 밝혔다. 이에 이 도교육감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도교육감은 “UN의 인권결의안이란 것이 권고 사항이고 강제성이 없다. 선언적인 의미”라며 “당시는 찬성하느냐 기권하느냐가 심각한 과제가 아니었다. 정상회담도 하고 6자회담 ‘10·3 합의’도 있었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고 기억했다.

 

또 이 도교육감은 “당시 문 전 대표는 사실상 회의 멤버가 아닐뿐더러 회의장에서도 왔다 갔다 하고 전화도 받았다. 청와대에 수시로 연락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회의에서 자신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도교육감은 당시 회의 분위기에 대해 “회의는 대통령 결심을 돕는 장관 협의로, 처음에는 (인권 결의안)찬성이었다가 대세가 기권으로 가서 (모두가)수용했다”며 “그런 것을 회고록에 쓴 게 문제”라고 했다.

 

그는 “관련자들에게 사실 여부를 사전에 확인했다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은 정치권에 있지도 않은 내 이름이 거론되는데, 미리 양해를 구해야 했지 않은가. 오해가 오해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어떤 얘기를 해도, 진실이라고 말해도 이미 정치싸움이 돼 버렸기 때문에 (새누리당은)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남 지사는 “처음부터 아쉬웠던 게 (문 전 대표가)입장을 발표했으면 끝났을 텐데,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니까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도교육감은 “사실 나도 처음에 기억이 안 났다. 돌이켜 보고 홍익표 당시 통일부 정책보좌관에게도 물어보니까 기억이 주섬주섬 모여들어 확인됐다”며 “10년 전 일을 저나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기 책임의 회의도 아니고 정식 멤버도 아닌데 뭐가 중요하다고 기억하겠나”라고 반박했다.

 

최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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