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2급하천인 승기천을 두고 남동구와 연수구가 감정싸움을 하고 있다. 승기천이 서로 경계에 있는데, 소위 땅 싸움이다. 앞서 이들 두 지자체는 송도 매립지 10·11공구 관할권을 놓고 다퉜고 연수구가 판정승을 거뒀다.
송도때는 남동구가 먼저 포문을 열었고, 이번 승기천은 연수구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연수구는 지난 7월 “지금 승기천을 남동구가 관리하는데 이곳에 대한 관리가 안 되니, 차라리 우리가 관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승기천의 남동구 방향은 남동공단이어서 별로 이용객이 없고 대부분이 연수구 주민들이 승기천을 이용하는데, 하천이 오염돼 주민들의 이용이 불편하다는 게 명분이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올해를 승기천 살리기 원년으로 삼고선, 최근엔 유정복 시장에게 “승기천 살리기 사업을 할 테니 시비를 지원해달라”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이러자 남동구가 방어에 나섰다. 이례적으로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승기천 하천구역은 93%가 남동구에 속해있으니, 관리 주체는 남동구다”면서 “연수구의 행동은 탁상행정이다”고 반격했다.
20일 이 구청장은 아예 기자회견을 했다. “남동구의 이 같은 반박은 ‘태클 행정’이다”이라며 아예 주민과 언론이 참여한 공개토론회를 장석현 남동구청장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진행상황을 보면서 느껴지는 점은 다들 초점이 승기천이 과연 누구의 땅이냐, 즉 ‘누구꺼냐?’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두 지자체 간, 또는 두 단체장 간 감정싸움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중요한 것은 두 지자체 다 승기천을 관리하고 싶어하고, 가꾸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인천시는 그냥 두 지자체가 싸우도록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원래 관리주체는 시다. 시가 나서서 두 지자체가 더는 다투지 않도록 중재해야 한다. 승기천을 살리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연수구와, 자신의 땅을 잘 관리하고 싶어하는 남동구. 두 지자체의 의지 등을 보고, 냉철하게 결론을 내줘야 한다.
또다시 송도 매립지처럼, 두 지자체가 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자체가 다투면 결국 해당 주민들만 피해를 볼 것은 당연하다.
이민우 인천본사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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