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섬연구모임, 사단법인 황해섬네트워크로 확대 출범

인천 섬 연구모임이 조직을 확대 개편, 지난 29일 창립총회를 열고 사단법인 황해섬네트워크로 재출범했다.

 

이들은 총회를 계기로 인천연안의 섬과 황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는 물론, 시민들과 함께 섬 생태문화 보존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황해섬네트워크는 최중기 인하대학교 명예교수를 이사장으로 김기룡·장정구·최인숙씨 등 14명을 이사로 선출하고 윤대기 변호사와 이세영씨 등을 감사로 임명했다. 고문으로는 김원 건축사와 최원식 작가가 추대됐다.

 

황해섬네트워크는 섬연구센터, 섬보존센터, 섬교육센터, 섬순례센터, 섬디자인센터를 부설기구로 둔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섬을 위한 체계적 연구활동, 국내외 네트워크 활동, 정책 및 대안 수립 활동 등을 진행하게 된다.

 

황해섬네트워크 관계자는 “내년 초 3번째 인천 섬 연구총서 ‘장봉도편’을 발간하는 등 섬총서 발간과 포럼을 계속 운영할 예정”이라며 “각종 환경적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다음은 창립선언문 전문.

(사)황해섬네트워크 창립 선언문

황해의 섬은 우리의 등대이다. 황해의 섬이 살아있을 때, 사람들은 사방팔방 뱃길로 이어졌다. 아라비아와 류큐, 상하이와 나가사키가 황해의 섬과 하나가 되었다. 뱃길로 이어진 세계와의 교류는 황해에서 찬란히 빛났다. 문명의 지혜와 숨결이 황해를 빛냈다.

 

하지만 분단은 황해의 죽음으로 이어져 섬과 바다는 활력을 잃었다. 황해의 섬들은 고립과 절망에 빠졌다. 잊지 말자. 섬에서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우물은 메말라 가고 있다. 황금모래는 사라지고 있으며, 수억 년을 지켜온 섬둘레인 갯팃길은 시멘트로 뒤덮이고 있다. 접경지역의 평화는 아직도 오지 않고 있다. 오랜 삶의 거처가 무너져 가고 있다. 섬의 아픔은 육지 중심의 욕망이 낳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자, 우리의 현재이다. 지금, 우리의 삶을 반성하자.

 

섬은 아름답고 슬프다. 우리는 지금까지 섬을 순례하면서 이 땅에 뿌리박은 삶의 원형이 방치되고 파괴되는 것을 목격하였다. 오랜 시간을 견디며 역사와 문화를 머금은 섬들이 잊혀져가고 있다. 우리는 섬생태의 황폐화를 낳는 난개발의 위험성을 경계하고자 한다. 섬의 주인이 자기 땅에서 쫓겨나고, 섬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은 세계의 비참과 맞닿아 있다. 비참의 세계화를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이겨내고, 함께 사는 즐거움과 기쁨으로 바꿔보자.

 

지속가능한 삶은 가능한가? 우리의 대답은 온몸으로 가능하다고 외친다. 섬을 섬답게 보존하고, 섬에 맞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육지와 섬을 살리는 상생의 길이요,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섬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섬과 육지가 상생하는 삶은 가능한가? 우리의 숱한 질문 속에는 오늘을 살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고자하는 바람이 있다. 이에 우리는 인첨섬연구모임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사단법인 ‘황해섬네트워크’로 발족하려고 한다. 인천의 섬은 물론이고 한반도, 나아가 동아시아 및 전 세계의 섬네트워크와 연동해서 다채로움 속에 빛나는 신황해 문명을 잇고자 한다.

 

우리는 섬과 육지를 잇는 생명의 뱃길을 대망한다. 그것은 마치 물고기가 숨을 쉬는 산소요, 깨어있는 물고기의 눈과 같은 것이다. 온 지구가 모두 소중한 삶의 터전이며, 온 생명이 모두 신성한 존재이다. 우리의 감각이 열려있을 때, 우리의 삶도 지속가능하다. 지속가능한 삶,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섬과 섬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자. 여기에 지속가능한 삶과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지속가능한 삶을 향하여 지혜와 열정을 모으고, 사람과 생명을 잇는 항해의 뱃고동을 굳건히 울리자!

 

(사)황해섬네트워크 창립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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