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바꾸자] 36. 공공장소 좌석 이용 예절

발을 내리면 품격이 올라갑니다

“의자에 발 좀 올릴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오산에 사는 Y씨(24ㆍ여)는 최근 화성 병점역 인근의 한 커피 전문점을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한 남성이 신발을 벗은 채 맞은편 의자에 발을 올리고 있었던 것.

 

이에 맞은편에 앉아있던 Y씨는 남성의 발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 때문에 헛구역질을 해야만 했다. 참다못한 Y씨는 이 남성에게 “발을 좀 내려줄 수 없느냐”고 정중하게 부탁했지만, 남성은 “자리를 옮기면 되지 않느냐”며 오히려 Y씨에게 핀잔을 줬다.

 

3일 오전 11시께 수원에 있는 한 커피 전문점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 매장 안은 커피를 마시러 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지만 일부 이용객들은 의자 위에 발을 올린 채 수다를 떨고 있었다.

한 이용객은 아예 매장에 마련된 소파 위에 신발을 신고 쭈그린 채 앉아 있는가 하면 신발을 신은 어린아이를 의자 위에 올려놓은 부모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주변에 앉아있는 다른 이용객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용산에서 출발해 목포까지 가는 무궁화 열차 안에서도 좌석에 발을 올린 채 탑승 중인 승객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한 승객은 앞좌석의 머리 부분에 떡 하니 발을 올리고 좌석을 뒤로 젖힌 채 잠을 청하고 있었다. 심지어 앞좌석에 사람이 앉아있음에도 앞좌석 팔걸이 부분에 발을 올리고 있는 양심없는 승객도 있었다.

 

이와 달리 호주나 미국 등 외국의 경우 기차의 좌석 및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에 발을 올리는 행위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등 공공장소 이용 예절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해당 행위에 대한 규제는 물론 공공장소 이용 예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에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영애 범국민예의생활실천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요즘은 학교나 가정 등에서 예절 교육이 소홀한 탓에 이 같은 경우가 많다”면서 “학교나 가정 등에서 어릴 때부터 예절 및 인성교육을 통해 공공장소 이용 예절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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