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에 조성 염분성분 영향 추정
말라죽은 나무만 수백그루 ‘흉물’
주민 이구동성 “근본적 대책 세워야”
시설관리공단 “토질 수목에 부적합”
내년까지 LH에 하자보수 요구 방침
3일 오전 10시 30분께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내 청라호수공원. 지난밤 내린 비로 공원 벤치에 물기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공원 곳곳에서는 말라죽은 나무를 너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호수공원 내 대부분 나무는 단풍이 들어 잎이 빨간색과 노란색, 갈색 등으로 변해 있지만, 곳곳에 흑갈색으로 변해 나뭇잎이 말라있는 죽은 나무가 눈에 띈다. 나뭇잎을 손으로 만지면 ‘바스락’하며 부스러진다.
나무 밑에는 이미 말라서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발에 밟혀 가루가 돼 쌓여 있다. 나무 몸통의 껍질도 이미 말라서 손만 가져다 대면 벗겨져 뚝뚝 떨어진다. 죽어 있는 나무는 크기가 2~3m의 작은 나무부터, 4~5m에 이르는 중형급 나무까지 다양하다.
공원을 걷던 주민 A씨(61)는 “청라국제도시의 허파라고 불리는 이 호수공원에 나무가 이렇게 말라 죽어가도록 놔둬서 되겠느냐”면서 “공원에 죽은 나무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원인을 밝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수공원과 이어지는 커넬웨이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곳곳에서 죽은 나무들이 쉽게 발견된다.
최근 청라호수공원과 커넬웨이에서 수백그루의 나무가 말라죽어 원인 규명은 물론, 근본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3일 인천시 시설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LH)공사가 호수공원과 커넬웨이 등을 조성했고, 공단은 3년 공원 등에 대한 관리권을 넘겨받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200여 그루의 나무가 말라죽고 있다. 공단 측은 호수공원 등이 원해 바다를 메운 매립지다 보니, 아직 흙에서 염분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조경전문가 B씨는 “이곳이 원래 매립지인 만큼, 공원 조성하기 전에 염분제거가 불충분했거나 염분 차단층이 얕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단의 한 관계자는 “토질 자체가 아직은 수목이 자라기에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송도국제도시도 수목이 안정적으로 자라는 데까지 10년 이상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까지는 LH공사에 하자보수를 요구하고, 이후엔 자체 예산을 확보해 조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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