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제모금·문건유출 경위 철저히 조사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의혹과 관련해 4일 대국민 담화에서 직접 검찰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혀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 줄곧 사실상 의혹의 '몸통'이라는 의심을 받아 왔다.

검찰이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경우 확인할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미르·K스포츠 재단의 이른바 '초고속 설립'과 '강제 모금' 의혹이다.

 

두 재단은 설립 허가를 신청한 지 하루 이틀 만에 승인을 받고 53개 대기업으로부터 단기간에 774억원이라는 거액을 끌어모았다.

 

구속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중심에 있었다는 게 현재까지 검찰 수사로 확인됐다.

  

하지만 최씨와 안 수석의 존재만으로는 거액 모금이 완전히 설명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안 전 수석이 검찰에서 관련 현안을 박 대통령이 직접 챙겨봤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져 대통령 관여설이 점차 증폭되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결정적 이유가 된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 유출'도 검찰이 밝혀야할 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사과 당시 “최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 홍보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의혹을 일부 시인했다.

최씨 것으로 의심되는 태블릿PC 속 문서의 작성·수정자로 지목됐던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은 3일 밤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전격 체포됐지만, 최씨는 문제의 태블릿PC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최씨에게 어떤 문서가 얼마나 오랜 기간 전달됐는지, 그 중간에서 역할을 한 다른 인사는 누구인지 등도 검찰이 밝혀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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