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결산] ① 담대했던 수원FC의 도전…꽃피우지 못한 클래식 꿈

▲ 5일 인천전용축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0대1로 패해 챌린지로 강등된 수원FC 선수들이 새로운 도전을 약속하며 응원단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장용준기자
▲ 5일 인천전용축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0대1로 패해 챌린지로 강등된 수원FC 선수들이 새로운 도전을 약속하며 응원단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장용준기자

한국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실업축구 내셔널리그(3부리그)로 시작해 챌린지(2부)를 거쳐 클래식(1부)에 오른 수원FC가 한 시즌 만에 다시 챌린지로 강등됐다.

 

비록 챌린지로 강등됐지만 수원FC의 지난 1년간 궤적을 되짚어 보면 그 자체가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수원FC는 지난해 12월 대기업 팀인 부산 아이파크와 가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연승(1-0, 2-0 승)을 거두고 1부로 승격했다. 그동안 승강제 도입 후 2부에서 1부리그로 오른 팀은 다섯 차례 있었지만, 모두가 이미 클래식을 경험한 뒤 챌린지로 추락했던 팀들이어서 이채로울 것이 없었다. 수원FC의 1부리그 승격은 그래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클래식 승격 후 수원FC는 선수 절반이 군 입대와 임대 계약 만료로 원 소속팀으로 복귀해 새롭게 팀을 꾸려야 했다. 이에 구단주인 염태영 시장은 시의회를 적극 설득해 지난해 50억 원이던 예산을 올해 100억 원으로 늘렸고, 산하 유스팀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1군 팀에 걸맞는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수단을 뒷받침 했다.

 

많은 팬들의 관심 속에 2016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수원FC는 막강한 선배 팀들을 상대로 개막 후 3경기 만에 클래식 무대 첫 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초반 5경기 연속 무패(1승 4무)를 달리며 중위권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또한 성남FC와의 ‘깃발더비’(패한 팀 홈에 승리한 팀의 市旗를 꽂는 것)와 국내 사상 첫 지역더비인 수원 삼성과의 ‘수원더비’ 등 흥행이 동반되는 더비매치(derby match)로 주목을 받았다. 더욱이 성남과의 네 차례 ‘깃발더비’(2승 1무 1패)와 수원과의 ‘수원더비’(1승 3패)는 모두 1골 차로 승부가 갈리거나, 무승부를 기록할 정도로 흥미를 자아냈다. 특히, 지난 10월 2일 시즌 3번째 ‘수원더비’서는 무려 9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수원에 5대4로 승리해 근래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원FC는 엷은 선수층으로 인한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인해 시즌 중반 5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후 7월 중순부터 전력을 재정비한 수원FC는 나름대로 선전을 펼치며 강등권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클래식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실점을 하면서도 줄기찬 공격을 멈추지 않는 수원FC의 전매특허 ‘막공’은 내년 시즌 챌린지리그를 통해 되살아나 다시 한번 클래식을 향한 불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1년 수원FC가 있어서 행복했던 수원의 축구팬들은 강등으로 인한 좌절이 아닌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숨을 고르며 다음 시즌을 준비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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