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대입시, 학교서 실기·공부 두토끼 다 잡아요”
그러나 예체능같이 공부 외 진로로 입시를 준비하는 대다수 학생들은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사교육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체대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공교육의 틀 안에서 이를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수업이 있다. 바로 화성 나루고등학교의 ‘체육과 진로 탐구’ 수업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 클러스터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수업은 일반 체육수업과는 확연히 다르다. 기존 수업에서는 학급 전체가 농구나 탁구 등 기본적인 운동 종목의 규칙과 방법에 대해 배우지만, 이 수업에서는 예체능 분야로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심화된 내용을 가르친다.
또 체대입시 시험과목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체육계열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도 갖는다. 김수창 교사(42)는 명사를 초청해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학교를 벗어나 학생들의 시야를 넓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규 수업시간 외에도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 수업은 더욱 풍성해진다. 수업이 있는 요일 외엔 자율적으로 스터디 그룹을 운영, 함께 EBS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입시 준비에 필요한 공부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수업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일 오후 화성 나루고등학교를 찾았다. 이 학교 강당은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호각 소리로 가득했다. 김수창 교사는 4열 횡대로 서 있는 학생들에게 “준비, 시작!” 구령을 외치며 연신 호각을 불어댔다.
맨 앞줄에 있던 4명의 학생은 상체를 숙인 채 제자리 달리기를 시작했고, 이어 김 교사의 지적이 이어졌다. 그는 “어깨에 힘을 빼고 다리만 움직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입에 물고 있던 호각을 재차 불기 시작했다. 이에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던 학생들은 재빨리 앞으로 달려나갔다.
수업은 이 같은 김 교사의 노력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더욱 풍성해진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강지수양(18·2학년)은 “학교에선 전문적인 체육 활동을 할 기회가 없어 대부분 학원을 찾아야 했다”며 “이 수업은 학원과 달리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고 싶은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현우군(18·2학년)은 “체육 시간 외에도 학교에서 꾸준히 체육 활동을 할 수 있어 체대입시에 필요한 기초체력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수업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아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좋아하는 것을 학교에서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 수업이 그 첫 번째 계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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