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프로야기 승부조작 사건, 선수를 이용하려는 브로커와 물주간 합심에서 비롯

구단까지 개입한 사상초유의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본보 8일자 1면)이 일어난 배경에는 프로선수를 이용하려는 ‘브로커’와 떼 돈을 벌려는 ‘물주’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브로커들은 친분을 내세워 야구 유망주들에 의도적으로 접근하며 사건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8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승부조작 당사자인 이성민 선수(26)와 연루된 브로커 A씨는 지난 2014년 사회인 야구 동호회에서 만난 물주 B씨와 “떼돈을 벌어보자”는 식의 의기 투합을 했다.

 

이를 위해 A씨는 지인을 통해 이 선수와 알게 되고 이후 계속해 술값을 내주거나 선물을 통해 환심을 샀다.

 

우정이 돈독해질 무렵, A씨는 이 선수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하며 본색을 드러낸다. 또 A씨는 B씨에게 “내가 이 선수와 친하다. 정보는 맞다”는 식의 각종 도박 정보를 떠벌린다. A씨는 언론에 공개된 2014년 7월4일 경기의 ‘1회 초 볼넷 허용’이란 확실한 정보(?)도 줬다. 문제는 이 정보 외에는 A씨의 정보가 상당수 틀렸다는 것. 이에 B씨는 돈을 따고 잃는 것을 반복, 총 1억원 이상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자신을 의심하는 B씨를 달래고자 이 선수와 친분과시용 영상통화를 한다. B씨는 “직접 승부조작을 제의해봐라”는 A씨의 말에 900만 원을 이 선수 통장에 입금까지 한다. 해당 돈은 A씨가 직접 챙겼다.

 

결국 B씨는 분통함에 사건의 전모를 NC 다이노스에 알린다. 하지만 NC 측은 이를 묵인했다. 사이가 틀어진 A씨와 B씨는 공교롭게 현재 다른 사기죄로 각각 구치소와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물주 B씨는 수감돼 있던 지난 여름 프로야구선수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이라는 내용을 TV를 통해 우연히 접하고, 이후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추가 승부조작 내용을 담은 편지를 써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박민순 사이버수사팀장은 “브로커들은 스포츠 유망주들에게 접근, 우선적으로 친해지는 수법을 쓰는 만큼 다수의 선수들이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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