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딸 내동댕이 살인 20대 부부 나란히 구속기소

두살배기 아들 보육원行 ‘불행 대물림’

“엄마·아빠도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컸던데, 이제 저 아이마저….”

 

생후 2개월 된 딸을 내동댕이쳐 결국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구속 기소(10월11·12·13일·11월9일자 7면)된 가운데, 혼자 남겨진 한 살 된 첫째 아들이 부모의 전철을 밟는 불쌍한 신세로 남았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8일 태어난 A군(1)은 지난달 13일 아버지 B씨(25)가 구속되고, 엄마 C씨(21)가 심한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보육원에 맡겨졌다.

당시 엄마·아빠의 친인척은 모두 A군을 외면했다.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A군이 가족의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하고 결국 보육원에서 자라게 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A군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엄마·아빠의 어릴 때를 그대로 빼닮은 삶을 살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B씨와 C씨는 모두 재혼 가정에서 태어났다. B씨는 지난 2014년 2월 친구 소개로 가출 상태였던 C씨를 만나 동거했고, 곧바로 A군을 가졌다. 양가 부모님과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혼인신고를 마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듯했다.

 

하지만 원치 않던 둘째를 임신하면서 C씨는 남편에게 낙태를 요구하는 등 갈등을 빚었고, 출산 이후에도 육아 문제로 하루가 멀다 하고 다퉜다. 결국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앓던 C씨는 둘째를 차가운 바닥에 내던지는 등 방치해 결국 숨지게 했다.

 

검찰 관계자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이의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표정은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며 “불쌍한 A군만 혼자 보육원에 남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검 형사3부(최창호 부장검사)는 지난 8일 생후 두 달 된 딸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B씨와 C씨를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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