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보호복지公 주최-수원지검·市·본보 후원
모범 출소자 부부 8쌍 갱생의 ‘합동전통혼례’
가마꾼부터 혼수품까지… 이웃 온정 줄이어
울분을 다스리는데 서툴렀던 그는 결국 폭력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출소 후, 다시 살아보자 다짐한 그는 배달과 주방일 등을 하며 이제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그 곁에 평생을 사랑할 아내와 아이가 생겼다. 결혼식장에 선 그는 “1살 된 아이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다”며 “내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환히 웃었다.
정경환씨(가명)도 당당한 새 삶을 꿈꾸고 있다. 정씨는 20년 결혼생활 중 10년을 교도소에서 지내야만 했다. 그간 부인은 임신중절 수술을 네 번이나 홀로 이겨내야 했고, 혼자서 부모님의 상을 치렀다. 10년을 후회와 반성 속에 살아온 정씨는 이제 아내와 함께할 행복한 삶을 다짐했다.
누구보다 큰 좌절을 경험하고 고개를 숙였던 이들이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지부(지부장 김영순)가 주최하고 수원지검, 수원시, 경기일보가 후원하는 ‘제32회 합동전통혼례’가 9일 오후 2시 수원 화성행궁에서 진행됐다.
이날의 주인공인 8쌍의 출소자 부부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며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약속했다. 신유철 수원지검장, 구본민 법무보호복지공단 이사장,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 김동근 수원시 제1부시장, 이순국 경기일보 사장 등을 비롯한 하객 300여 명은 이들의 새 삶을 축복했다.
이웃들의 온정이 함께해 혼례의 의미는 더욱 특별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직접 한복을 입고 하객 안내와 가마꾼 역할을 도맡았다. 또 축전은 물론 전자레인지, 이불 등 20여 종의 다양한 혼수용품도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마련됐다.
과거는 어두웠지만, 이제는 가족과 함께 새 삶을 다짐한 출소자 부부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신유철 수원지검장은 “새로운 시작의 기쁨이 혼례에 참석한 모두에게 전해졌다”며 “인생 최대의 경사를 함께한 이날의 모습을 평생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축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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