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나경원도 “이정현 사퇴”
김무성·김문수는 野와 물밑접촉
‘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가운데 ‘친박’(친박근혜) 색채의 당 지도부에 대한 퇴진 요구는 안팎으로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비박계는 야권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어 ‘제3지대’ 정계개편도 거론되고 있다.
친박과 비박(비박근혜) 사이 ‘중앙선’을 자처했던 정진석 원내대표까지 ‘이정현 사퇴론’에 가세하면서 대척점에 섰다. 친박계가 버티기를 이어갈수록 비박계와 야당의 ‘연합 공세’도 힘을 더해가는 모습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9일 “당 지도부 사퇴 거부 선언 이후 많은 의원이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분당 이야기가 흘러나온다”며 “당의 분열을 막아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 이정현 대표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예산안 처리 및 거국중립내각 구성 이후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정 원내대표가 당 지도부에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
당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던 중립 성향의 나경원 의원도 이정현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잇따른 퇴진 요구에도 사퇴거부 의사를 고수하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한 압박 차원이다.
친박계의 버티기가 이어지면서 비박계가 되려 야당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비박계가 앞장서서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 야당의 요구를 선제로 수용해야 한다며 ‘여당 내 야당’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 두 계파가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면서 제3지대에 대한 논의도 수면 위로 계속 떠오르고 있다.
일례로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여당 비박계 대권주자들은 야권 의원들과 물밑 접촉에 나섰다.
지난 3일에는 비박계와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국민의당 의원들이 만나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5선의 정병국 의원(여주ㆍ가평)과 민주당 비주류계 박영선ㆍ민병두ㆍ변재일 의원과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인 김성식 의원이 한자리에 모인 것.
여야 의원들은 ‘상황의 위중함에 대해 공감하고 난국을 풀기 위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모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대선을 앞두고 양당의 비주류가 제3지대에서 만나는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 역시 지난 주말 동안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 대선주자, 추미애 박지원 등 당대표들을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국 수습방안에 대한 야권의 인식을 파악하고 거국중립내각을 위한 공감대도 어느 정도 마련한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 김무성, 김종인, 김부겸 의원 등 여야 대선주자급 중진이 대거 참석하는 ‘비상시국 대토론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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