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택 트럼프 시대_승리 요인은] 블루칼라 백인의 분노… ‘고립·보호무역주의자’ 택했다

대학 졸업장 없는 백인 남성 72%가 트럼프 지지
클린턴은 흑인·젊은층·여성 표심 충분히 못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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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9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승리한 요인은 블루칼라 백인 유권자의 결집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계층은 그동안 기득권을 지배한 세력들이 미국 전체를 좌우했다고 판단, 분노가 고스란히 트럼프 지지 표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블루칼라 백인 트럼프에 몰표

CNN은 이날 투표자 2만 5천 명 가량을 대상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적으로 대학 졸업장이 없는 백인 남성의 72%가 트럼프에 몰표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백인 표 가운데 58%가 트럼프에게 몰린 데 반면, 클린턴은 37%밖에 얻지 못했다.

 

이중 남성의 53%가 트럼프에게 표를 줬고, 인종까지 결합하면 백인 남성의 63%가 트럼프를 택했다. 여성은 클린턴은 54%를 획득했고, 트럼프는 42%를 지지했지만 백인 여성으로만 보면 트럼프가 53%를 얻었고, 클린턴은 43%에 그쳤다.

 

학력별로도 극명히 엇갈렸다. 백인 그룹 내에서는 대학 졸업 이상의 여성(클린턴 지지 51%)을 제외하고, 대학 졸업 미만 남성, 대학 졸업 미만 여성(트럼프 62%), 대학 졸업 이상 남성(트럼프 54%)이 모두 트럼프를 지지했다.

 

연령별로는 18∼39세까지는 절반 이상이 클린턴을 지지했지만, 40∼65세 이상은 트럼프 손을 들어줬다.

 

■경합주ㆍ노동자 계층, 트럼프 전폭 지지

트럼프의 표 쏠림 현상은 경합주에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대학 졸업 미만 학력의 백인 남성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핵심 경합주 플로리다에서 69%, 또 다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무려 78%였다.

 

클린턴의 마지막 희망이던 중서부 지방에서 백인 유권자들의 결집은 특히 결정적이었다.

대표적인 ‘러스트벨트’인 오하이오가 속한 이곳은 백인 노동자 계층과 흑인의 지지를 일부 기반으로 해서 지난 수십 년간 민주당에 표를 준 지역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이들 백인 노동자 계층, 그중에서도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들이 대거 민주당을 버렸다.

 

러스트벨트 지역인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에서 대학 졸업 미만 학력 백인 남성의 트럼프 지지율은 각각 69%, 71%를 기록했다.

 

또 미시간 유권자의 절반은 무역이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느낀다고 답했고, 이들 중 57%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클린턴, 전통적 지지층 득표 저조

클린턴의 패인은 전통적 지지층으로부터 득표력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CNN 방송 출구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의 88%만이 클린턴을 지지했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8%였다. 이는 큰 격차이기는 하지만, 2012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93%)과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7%)의 차이에 비하면 줄어든 것이다.

 

이는 트럼프가 대선전 내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과 불법 이민자 추방자 등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 사이에서 거부감이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저조한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클린턴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젊은 층 유권자의 표심을 온전히 가져오는 데도 실패했다.

 

18∼29세 유권자의 54%만이 클린턴을 지지했고, 37%는 트럼프를 밀었다. 종교별로는 복음주의를 비롯한 보수 기독교도 백인 가운데 절대다수인 81%가 트럼프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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