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가 광명동굴에서 속초~러시아 하산~중국 훈춘과 백두산을 연결하는 ‘광명·백두 국제관광코스’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칠흑 같은 남북관계 개선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염원이 담겨있다.
지난 10월 8일 광명동굴을 방문한 오브치니코프 세르게이 러시아 하산군수가 내년 7월 속초와 러시아 하산의 자루비노항 간 카페리 취항을 계기로 속초에서 광명동굴까지 관광코스를 개발하자고 제안해 나도 기꺼이 동의했다. 광명시는 지난 9월 러시아 하산과 경제우호교류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오브치니코프 세르게이 군수는 “속초와 자루비노항을 잇는 카페리선 취항만으로는 이 항로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며 “서울에 인접해있는 광명동굴까지 관광코스를 개발하면 속초와 자루비노항 간 항로를 이용한 국제관광이 더욱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항로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의 관광객도 한국을 많이 찾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년 이상 하산군과 우호관계를 맺어온 중국 훈춘시와 현재 훈춘시내 관광 뿐 아니라 백두산까지 가는 관광코스 개발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관광객도 훈춘에 유치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관광객을 광명동굴에 보내겠다는 구상이다.
현실적이고 고무적인 제안이었다. 오는 2018년 2월에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철도와 고속도로가 잘 정비되면 속초에서 광명동굴까지의 접근성이 더 좋아져 ‘광명·백두 국제관광코스’는 아주 매력적인 국제관광코스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앞으로 러시아 하산 및 중국 훈춘시와 함께 ‘광명·백두 국제관광코스’의 개발과 홍보를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하기로 의기투합했다.
10월 6일부터 9일까지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린 환동해권 거점도시회의에 러시아 하산군수와 함께 참석했던 우쒸엔쭈어 중국 훈춘시 부시장도 이날 광명동굴을 방문해 현재 훈춘-자루비노-속초 간 항로운행 재개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광명동굴까지 오는 국제관광코스 개발에 동의한다며 흔쾌히 찬성해 힘을 보탰다.
현재 중국 훈춘시도 북한의 나진 지역을 관람할 수 있는 관광코스를 개발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훈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 하산을 모두 연결하는 대규모 국제관광도시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 3개 도시와의 협약 및 ‘광명·백두 국제관광코스’ 개발 합의는 광명시를 넘어서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는 씨앗이라고 생각한다. 남북문제를 진영의 논리로 풀기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제까지 경험해 왔다. 북한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변 환경의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북한 내부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광명시의 이러한 작은 날갯짓이 언젠가는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는 거대한 훈풍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비난이 두려워 남북문제 해결에 손을 놓는다면 우리에게는 절망의 미래만이 있지 않을까?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우리 광명시의 작지만 의미 있는 몸짓을 지켜봐주길 바란다.
양기대 광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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