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상황서 반복적인 음주
알콜 섭취량 늘려 중독성 강화
규칙적 수면·명상 등으로 관리를
사상 최대의 실업난과 물가 상승, 경제난에 이어 최순실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국민들의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스트레스를 방치하거나 음주로 해결하려 했다간 자칫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 2분기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가계의 전반적인 소비가 줄고 있는데 반해 술과 담배의 지출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편의점 씨유(CU)가 지난 10월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열흘 동안 소주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25.4%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와 막걸리, 와인 등은 지난주에 비해 매출이 하락했지만 소주는 오히려 9.6%나 늘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중독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은 “경기 침체 시기에 술이나 담배와 같은 기호식품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은 널리 알려진 현상”이라며 “최근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민감한 정치적 이슈가 연일 터져 나오면서 분출된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편의점의 소주 매출 증가현상은 사람들이 즉흥적으로 술을 찾고 있다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같은 음주 경험이 계속 반복될 경우 뇌가 착각을 일으켜 ‘스트레스는=술’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을 담당하는 부신에서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을 과다하게 생성해 방어 태세를 갖추고 동시에 뇌는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갈망 호르몬의 일종인 세로토닌이나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우리 뇌는 과거 기분 좋았던 경험 중 우리 몸이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반응했던 때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반복적인 음주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취약하게 만들고 알코올 섭취량을 늘려 알코올 중독을 강화시키며 알코올 자체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부신피질 축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 술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이 스트레스 강도를 더욱 높이고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을 마시게 되면 나중에는 뇌가 음주 행위를 도파민 분비 상황으로 착각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술이 생각나게 된다”면서 “연구 결과를 보면 참가자 대부분이 술을 마신 후 우울한 기분이 더 심해져 오히려 술을 더 찾았다”고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는 것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해결법으로는 “지금과 같은 때일수록 외부의 정보에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조금 떨어져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고 규칙적인 수면과 영양 섭취, 적절한 운동이나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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