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4인 가족 입장료로 40만 원을 지불하고, 2시간여를 기다리고 나서야 지인들이 추천했던 소어린(Soarin)이라는 놀이기구를 탑승했는데 행글라이더를 타고 비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체험형 놀이기구였다. 두 아들은 탑승이 끝난 후 너무 재미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후에도 우리는 미션스페이스(Mission Space)라는 놀이기구를 타며 실제 우주선이 출발할 때의 소음, 떨림 등을 실감 나게 체험했다. 나는 즐겁고 신기해하는 아이들을 보며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추억도 선물한 것 같아 뿌듯했다. 지금도 가슴 떨리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문득 디즈니월드와 같은 테마파크의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일지 궁금해졌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디즈니월드의 방문객 수는 연간 5천5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방문객 수를 더한 1천500만 명의 4배에 육박한다. 또 방문객들이 1주일 이상 머무는 경우가 많아 1인당 경제 효과는 우리나라 놀이공원의 35배를 웃돈다고 한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디즈니월드가 위치한 오렌지카운티는 지난 40여 년간 인근지역보다 인구 유입률과 소득 증가율이 월등히 높았고, 실업률은 현저히 낮게 나타나는 등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한다. 또한, 중국은 올해 6월 상하이에 디즈니랜드를 개장하여 4개월 만에 방문객이 400만 명을 넘어섰고, 경제효과도 연간 약 6조 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최근 주요 선진국들도 대규모 미래형 테마파크를 앞다투어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인천에도 디즈니월드의 엡콧센터를 능가하는 과학과 기술을 테마로 하는 미래·체험형 테마파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인천은 공항·항만 등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중국 등 외국인의 관광수요를 흡수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다.
게다가 최근 고속도로·철도 등 교통 인프라의 지속적 확충으로 인근 지역으로부터의 접근성도 우수할 뿐만 아니라 오바마도 부러워할 정도의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 등을 고려하면 미래·체험형 테마파크에 대한 국내 수요도 충분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인천시는 과감한 정책적 판단을 통하여 투자자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머지않아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안목은 물론, 우리 청소년들에게 우주·항공, 첨단로봇 등 미래를 한발 앞서 체험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할 선구자적 통찰력을 지닌 투자자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아울러 미래·체험형 테마파크 탄생으로 호텔·음식점·소매점 등 지역기업들이 지속가능한 파급 효과를 누려 인천경제가 활성화되고, 시민들에게는 풍성한 즐길 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황인하 금융감독원 인천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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