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경기도 내 부동산 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경우 원리금 상황 부담이 커져 주택 구매 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부동산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미국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국내 대출 금리도 어느새 4% 후반대(이하 5년 고정금리 상품 기준)까지 상승했다.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9월 말 4.17%에서 22일 현재 4.81%로 뛰었고,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4.19%에서 4.76%로 올랐다. 이밖에 KB국민은행(4.12→4.69%), 우리은행 (4.21→4.61%)까지 시중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벌써 연 5%대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등장하는 등 금리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금리가 더 오를 경우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돼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원리금상황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부채 보유 가구의 원리금상환액은 가처분소득의 30%를 넘어 지난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도내 부동산 거래도 예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는 이달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량 감소는 가격 하락에 선행하는 지표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이번 주 도의 면적당(1m²) 시세 추이는 307만 원으로 4주째 변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선 10월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올랐던 모습과 상반된 분위기다.
정부가 최근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는 내용의 1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부동산 대책 발표 후 규제 조정 지역으로 묶인 성남 위례신도시는 사실상 매매거래가 멈춰선 가운데 호가가 1천~3천만 원 가량 하락했다. 재건축 기대감 속에 연초 이후 가격 급등세를 이어갔던 과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단지별로 거래량이 1~2건에 그치고 있으며, 가격 오름세 또한 꺾였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다리고 있는 데다 시기상 겨울철 비수기로 접어드는 만큼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 전문 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트럼플레이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 전매제한 강화 등으로 현재 관망 분위기가 강하다”며 “한동안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이 동반되는 시장 침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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