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육상 입문 불구, 성실함으로 정상가도 질주
“남은 선수생활도, 은퇴 후에도 경기도 육상 발전을 위해 힘쓰고 싶습니다.”
지난 19일 막을 내린 제62회 부산-서울간 대역전경주대회에서 11년 만에 경기도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영진(33)은 애향심 하나로 17년을 달려온 경기도 육상의 장거리 간판스타다. 2001년부터 16년 동안 경기도 소속으로 경부역전대회에 출전해 MVP 2회, 우수선수상 5회, 신인상 1회, 소구간 우승 32회 등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
김영진은 지난 2000년 성남 불곡고 2학년 때 교내 체육대회 1천m에서 육상 선수들과 함께 달려 2위에 오르며 체육교사의 권유로 뒤늦게 육상에 입문했다. 하지만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것이 얼마되지 않은 탓에 고교 3학년 때까지 전국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4위가 고작이었다. 고교 때 입상 성적이 없어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그의 성실함과 가능성을 높이 산 당시 수원시청 이승구 감독의 눈에 띄여 졸업 후 수원시청 유니폼을 입었다.
실업팀 입단 첫 해 전국실업단대항육상대회 3천m 장애물경주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육상인생의 첫 꽃을 피웠다. 이후 끊임없이 노력한 그는 2005년 마라톤에 첫 발을 내디뎠고, 2006년 김해가야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0년 태극마크를 달고 첫 출전한 광저우 아시안게임 마라톤에서 9위를 차지하며 국제 경쟁력을 확인한 김영진은 2011년 ‘꿈의 육상단’인 삼성전자로 이적해 더 좋은 환경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꿨다. 그 결과 매년 각종 전국대회에서 트랙 중ㆍ장거리와 마라톤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뒀고, 특히 역전경주에서 맹활약을 펼쳐 ‘역전경주의 사나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17년을 한결같이 경기도 대표선수로 활약한 김영진은 “선수생활을 하면서 타 시ㆍ도팀에서 많은 영입제의가 왔었지만 내 고향을 위해 달리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지금까지 왔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큰 부상 없이 안정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마라톤은 운동량이 많고 강도가 높아 부상이 많이 발생하지만 운동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부상을 방지 하고 있다.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미리 치료를 받는 것도 큰 부상을 방지하는 비결인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경기도청 입단 예정인 김영진은 “남은 선수생활 동안 마라톤 개인최고기록(2시간 13분 49초)을 2시간 11분대로 앞당기고, 1990년 이후 깨지지 않는 3천m 장애물경주 한국신기록(8분 42초 86)을 경신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선수생활 이후에는 지도자로 후배들을 육성, 경기도 육상 발전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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