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방사완브라더스’ 가보니…
박용수위원장 “대표, 사업내용 전혀 몰라…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투자자 4명이 설립… 현지 규정엔 합법적 회사지만 의혹은 여전
방사완 브라더스 본사는 33㎡ 남짓한 공간에 직원은 대표와 이사 단 둘뿐이었고 관련 서류 등 K-컬처밸리와 연관된 어떠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24일 오후 2시10분께(현지시각) 찾은 방사완브라더스 싱가포르 현지 사무실. 싱가포르 파야 레바의 한 비지니스 빌딩 8층 복도 끝에 위치한 이 사무실 입구에는 ‘m mrsmint’라는 알 수 없는 회사명 밑에 ‘BANGSAWAN’이 작게 적힌 간판이 걸려 있었다. 사무실 내부에는 사무용 책상 8개가 놓여 있었고 미팅용 테이블 1개와 냉장고 1개, 복합기 1개가 사무실 집기 전부였다.
사무용 책상 위에는 대표와 이사의 것으로 보이는 노트북 2개가 올려져 있었을 뿐 나머지 책상은 사용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고 사무용 전화 역시 단 한대도 놓여 있지 않았다.
방사완브라더스 로니 치아(Ronnie Chia) 대표는 “직원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필요할 때만 단기간으로 쓴다”며 “사무실은 비울 때가 많은데 집이나 프랑스에서 주로 일한다. 회사 설립 당시 주소지가 집으로 돼 있었고 한국 기자들이 찾아와 ‘페이퍼 컴퍼니’라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조사특위의 이번 현지 방문은 CJ E&M이 외국인투자기업의 지위를 얻기 위해 끌어들인 방사완브라더스가 실체가 없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목적이었다.
싱가포르는 현지인을 포함한 3명 이상의 투자자가 있고 집이든 관계없이 현지 사무실이 있다면 1달러짜리 법인도 같은 공간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씩 설립할 수 있다는 게 현지 코트라(KOTRA) 관계자의 설명이다.
방사완브라더스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오스트레일리아 국적을 가진 4명의 투자자가 각각 25만 싱가포르 달러씩 투자(100만 싱가포르 달러ㆍ8억2천만 원)해 만들어졌다.
방사완브라더스는 현지 규정대로라면 실체가 있는 회사였지만 조사특위의 ‘페이퍼 컴퍼니’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현지 한국계 투자전문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방사완 자회사 가운데는 말 그대로 1달러 투자금으로 만들어진 곳도 있다”며 “방사완처럼 20명 미만이 근무하는 법인은 회계 자료 공시나 법인세 등에서 혜택을 받는데 방사완처럼 여러 회사를 두는 것을 일컬어 ‘쪼개기’라고 한다. 방사완이 그런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사명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회사들도 수두룩 하다”고 설명했다.
박용수 조사특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파주2)도 “로니 대표는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면서도 방사완브라더스 자본금의 몇 배나 되는 돈을 투자한 K-컬처밸리 사업 현장에는 단 한번도 가지 않았다”며 “사업 내용이나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고 향후 추가 투자 계획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CJ E&M이 외국인투자기업 지위를 얻는 데 까지만 필요했던 게 방사완브라더스인 것 같다”며 “사실상의 ‘페이퍼 컴퍼니’라는 게 현지 조사로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의회 공동취재단 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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