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검은 파스텔을 쥔 배우의 손끝을 쫓는다.
그림이 서서히 완성돼가고 관객들은 알겠다는듯 탄성을 지른다. 이어 검은색 선으로 그려진 나폴레옹의 초상화가 색색으로 빛난다. 다채로운 미술기법에 화려한 특수효과를 더한 이색 공연 ‘오리지널 드로잉쇼’의 한 장면이다.
넌버벌 퍼포먼스 오리지널 드로잉쇼가 수원 남문로데오아트홀에서 내년 1월15일까지 상연된다. 생소하게 다가오는 드로잉 퍼포먼스는 김진규 감독이 9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난 2007년 국내서 처음 선보였다. 미술을 연극, 뮤지컬 같은 무대공연과 접목시킨 장르다.
몸동작으로 완성하는 액션페인팅, 빛을 사용한 야광드로잉, 실제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산수화, 고흐의 해바라기를 재해석한 마블링 드로잉 등 미술과 무대극이 한 공간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수원 공연에서는 그림과 몸짓으로만 의사소통하는 외계인의 지구여행기를 콘셉트로, 대사 없이 75분 동안 펼쳐진다.
배우들은 책과 미술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흐의 <해바라기>와 같은 명화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아름다운 퍼포먼스로 보여준다. 성문을 지키는 장군상 등 한국적인 그림에 등장할 만한 인물들이 전통적 선율과 어우러지면서 배우의 빠른 몸짓으로 되살아난다.
재미있는 효과음과 조명의 적절한 사용은 드로잉 퍼포먼스를 한껏 돋보이게 만드는 또 다른 주인공이다. 특히 이번 수원공연은 수원화성방문의 해를 기념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의 ‘화홍문’이 등장한다.
김희선 남문로데오아트홀 대표는 “대사 없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외국인 관광객과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인기가 높다”면서 “연말 문화 송년회 작품으로 손색없다”고 추천했다. 공연은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1회, 주말 2회 공연한다. 관람료 3~4만원. 문의 (031)217-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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