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31명 공개…근현대사 역사학자 전무하고 '관변' 논란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철통보안’을 유지했던 집필진 명단도 함께 공개, 편향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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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28일 교육부가 공개한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은 모두 31명으로, 고교 한국사에 27명,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31명이 참여했으며 대부분은 중·고교 교과서 집필에 동시에 참여했다.

여기에는 대표 집필자로 이미 공개됐던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선사·고대) 외에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 소장, 김권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이상 근대),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이상 현대)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기존 검정교과서의 경우 교사 1∼2명이 1개 단원 전체를 집필했지만, 이번 국정 교과서는 인원을 대폭 보강해 1개 단원을 교수 3명과 교원 1명이 함께 집필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명단 공개와 동시에 집필진 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국내 역사학자 대다수가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집필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꾸려진 집필진이 다양성·객관성·중립성 등을 담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관심이 집중된 분야는 한국근·현대사 집필진으로, 5명의 교수와 1명의 현장교사 중 정통 역사학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현 국사편찬위원이기는 하지만 북한을 주로 연구해온 정치학자로, 현재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어 ‘관변’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또 중앙대 김승욱 교수와 동국대 김낙년 교수는 한국경제사를 연구해온 경제학자들이며, 김낙년 교수는 이른바 ‘식민지근대화론’의 중심에 있던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이끌기도 했다.

김명섭 연세대 정외과 교수 역시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한국현대사학회 출신의 정치학자이고, 나종남 교수는 육사를 졸업한 장교 출신으로 미국 유학을 거쳐 현재 육사에 군사사(史)를 가르치고 있어 정통사학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헌법학자로, 보수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이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의원일동’(도종환 의원 외 13명)은 성명을 내고 “현대사 집필진7명 중에 현대사 전공자는 없었고 4명이 뉴라이트 계열인 ‘한국현대사학회’나 ‘교과서포럼’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남은 2명도 (우편향 논란을 빚은) 교학사 교과서 찬성자거나 ‘5·16 군사혁명’을 주장한 사람들로 편향된 역사관의 집필진으로 가득 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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