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죄로 법정에 서게 되고, 모든 정황과 증거가 그 소년을 범인으로 지목한 상황이다.
법정 최고형인 사형의 판결까지 남은 절차는 배심원 12명의 만장일치 결정뿐. 배심원들은 빨리 평결을 내리고 끝내기를 원한다. 모두가 ‘유죄’를 주장하며 토론을 끝내려는 그 때, 배심원 중 한명이 ‘무죄’라 주장한다. 정말 소년은 자기 아버지를 살해한 것일까, 과연 마지막 판결은 어떻게 나게 될 것인가?’
연극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12 Angry Men)>의 내용이다. 수원시립공연단이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 소공연장에 올리는 연극은 한 소년의 존속살인 혐의에 대해 12명의 배심원들이 토론하는 과정을 그린다.
연극에 출연하는 배우 전무송은 지난 24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극은 12명의 배심원을 통해 인간군상을 드러내고, 1명의 배심원을 통해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한다”며 “우리가 진실이라 믿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편견과 왜곡에 둘러쌓여 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화 <죽여주는 여자>와 <커튼콜>, 연극 <폴리스 오딧세이> <햄릿>까지 영화와 연극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번 연극에서 9번 배심원 역할을 맡았다.
그는 “여러 직업의 사람들이 배심원으로 들어간다. 9번 배심원은 오랜 시간 교직에서 활동해 온 지성인”이라며 “결정적인 순간에 배심원들에게 합리적인 의심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역할이다”고 말했다.
연기인생 55주년을 앞둔 그에게도 이번 연극은 뜻깊게 다가온다.
“대부분 사람들이 편견과 고집, 솔직하지 못한 태도로 살아가고 있지 않나요. 연극은 이런 시대에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정확한 법을 집행하는 사람은 제대로 법을 집행하고, 배심원으로 참여한 사람들의 사회적 배경과 지휘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역할 또한 일러주고 있죠.”
전무송은 앞서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경기도와 인연을 맺었고, 내년에는 수원시에서 개최하고 있는 ‘수원연극축제’의 집행위원장으로 참여한다. 그는 이런 활동을 통해 시립공연단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 작품은 단순해 재미위주가 아닌 보고서 깨달아야 할 작품입니다. 시립에서 이런 작품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죠. 시립과 국립에서 이런 작품을 계속해줘야 시민들에게 많은 깨달음을 줄 수 있죠.”
연극을 보다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팁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이번 공연은 소극장 공연의 특성을 살려 관객들 바로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배우들의 몸짓과 대사, 그리고 호흡을 느낄 소중한 기회”라며 “연극 마니아는 물론 평소 연극을 접해보지 못했던 시민들에게는 소극장 연극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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