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북성포구와 해양도시 인천의 선택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북성포구 일대 7만여㎡에 준설토투기장을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219억원을 투입, 내년 3월쯤 공사가 시작되면 3년간 준설토투기장으로 활용된다. 준설토 투기로 갯골이 매립되면 포구가 사라지고 해양도시의 풍모도 초라해질 수 있다. 북성포구와 갯골을 통해 갯벌생태계의 자취, 해양도시의 맛을 봤던 우리다.

 

보호하려는 사람들은 북성포구가 1883년 인천개항 역사의 흔적이라고 말한다. 또 인천 해안 유일의 갯벌포구임을 강조한다. 그간 숱한 개발과 현대화라는 핑계로 역사와 삶의 흔적이 사라졌다. 그것들은 일부 사람의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북성포구는 희귀한 갈매기와 도요새들의 도래지이다. 그들은 어디론가 떠날 수밖에 없다.

 

20여 년을 연수구와 남동구, 남구의 하수처리를 도맡아온 승기하수처리장은 다행스럽다. 악취 해소와 시설 개선을 위해 추진한 이전이 현재의 자리 지하화로 결론 나는 분위기다. 최대 난제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보호였다. 이전이 검토되던 자리가 저어새의 삶터였다. 인천시는 고민 끝에 이전 부지인 남동유수지 68만5000㎡를 철새보호를 위한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인천은 130여㎞의 해안선과 168개의 보석과도 같은 섬을 지닌 해양도시다. 인천시는 해양친수도시를 표방하며 시민 의견수렴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많은 해안선이 철책과 담벼락에 막혔고 대부분 갯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섬들도 편치 않다. 골재채취, 관광단지개발, 내부 환경오염의 누적 등에 위협을 받고 있다. 천혜의 강화 남단 갯벌 개발을 염두에 둔 시도들도 걱정거리다.

 

청정 환경과 색다른 풍광, 기후로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제주도. 제주의 자연환경은 국제사회로부터도 인정을 받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 4대 국제보호구역을 보유한 유일한 지역이다. 그런 제주도의 어제와 오늘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제주도 문제는 무엇일까? 중국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방문객 급증 탓이다. 지속적인 개발과 중국 자본의 부동산 유입도 무시 못 할 원인이다.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소모가 낳은 결과다.

 

비단 제주도만의 현상이고 고민일까? 탁월한 관광자원과 몰리는 관광객, 지역발전이 선사한 달콤한 열매에 따른 감내할 부작용으로 치부하면 될까? 질문의 방향을 인천으로 돌려보자.

 

전국 지자체들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채택과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화두에 근거해 지역사회와 혼연일체, 지속가능발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모색에 여념이 없다. 여러 국면의 긴장, 갈등은 물론 그 해법이 민 낯으로 드러나는 곳이 지역사회이기 때문이다. 무엇으로, 어떻게 지속가능발전을 도모할지 즉각적으로 결정한 이후 실행까지 담보할 수 있는 단위가 지역이기도 하다.

 

우리 생존의 토대이자 생활터전은 의외로 섬세하고 복잡하다. 거칠게 다루면 쉬 상처받는다. 결국 우리도 고통에 빠진다. 몸의 건강처럼 악화되기 앞서 예방이 가장 좋다. 위기에 앞선 우리는 정책결정자를 포함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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